여의도 ~ 광화문 도보행진
“尹 복귀 민주공화국 파멸”
이재명, 비명계와 간담회
보수 논객과 유튜브 대담
강경보수까지 포용 메시지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도보행진에 참가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도착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뉴스1]](https://pimg.mk.co.kr/news/cms/202503/12/rcv.NEWS1.NEWS1.20250312.2025-03-12T183359_1007176936_POLITICS_I_P1.jpg)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원·당직자를 향해 총동원령까지 내리며 탄핵 단일대오를 정비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될 때까지 국회에서 광화문으로 연일 거리행진을 하며 헌법재판소를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비이재명계 대권 주자들도 바깥으로 총구를 돌리면서 이재명 대표의 입지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 500여 명은 3시간 동안 광화문광장까지 도보행진을 했다. 국회에서 출발해 마포대교·공덕·서대문·광화문까지 인도를 걸으며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이후 광화문 집회에서 릴레이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출정식에서 “이번 행진은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민주당의 결연한 의지 표명”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파면은 민주공화국을 지키는 일이며 복귀는 민주공화국을 파면하는 길”이라며 “헌재가 정의를 미루는 건 불의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신변 위협을 고려해 행진에는 불참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특수부대가 러시아제 권총으로 이 대표를 암살하려 한다는 제보가 들어왔다고 한다. 민주당은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과 함께 방탄복 착용까지도 검토하고 있다. 대신 이 대표는 광화문광장 천막에서 비명계 주자들을 만났다.
비명계와 함께 ‘국난 극복 시국 간담회’를 연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박용진 전 의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참석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두관 전 의원은 불참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서울 광화문 앞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국난극복을 위한 시국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3/12/rcv.YNA.20250312.PYH2025031214980001300_P1.jpg)
이 대표는 “국민 상식과 역사적 소임에 어긋나는 결정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헌재를 압박했다. 이어 “일부 국민의힘이 기대하는 것처럼 탄핵안이 기각돼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면 계몽을 위해 아무 때나 군을 동원해 계엄을 선포해도 된다는 소리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 정국에서 민주당이 부족했다며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이 대표는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데 우리 책임도 적지 않다”며 “능수능란하지 못하고 능력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선 “최소한의 양식을 회복하기를 기대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비명계 주자들도 한목소리로 선당후사를 강조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당 운영에 대해 쓴소리도 많이 한 사람들이지만 윤석열 탄핵에는 의견이 갈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실장도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해서 민주당이 국민 속에 뿌리내리고 중심을 잡아주길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로선 비명계와 머리를 맞대면서 당내 통합을 강조한 셈이다. 지난 5일 이 대표가 과거 자신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을 가리켜 “검찰이 당내 일부하고 짜고 한 짓”이라고 말하면서 내부 논란이 일었으나 윤 대통령이 석방되자 국면이 자동 전환됐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을 비롯한 의원들이 12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 = 뉴스1]](https://pimg.mk.co.kr/news/cms/202503/12/rcv.NEWS1.NEWS1.20250312.2025-03-12T183244_1007176934_POLITICS_I_P1.jpg)
윤석열·이재명 대립 구도가 이어지며 이 대표 입지는 오히려 굳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두 사람의 적대적 공생 관계가 재현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기도 하다.
그러나 탄핵심판이 늦어질수록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26일에는 공직선거법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1심과 마찬가지로 피선거권이 박탈될 정도로 유죄가 선고된다면 대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우려를 인식한 듯 이 대표와 민주당도 분주하다. 이날 이 대표는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보수 논객으로 알려진 정규재 씨와 대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면 보수까지도 끌어안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 의원들도 단식과 삭발에 이어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을 이어가며 헌재를 압박하고 있다. 선수별로 기자회견을 잇달아 열면서 신속한 파면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이날을 ‘민주주의와 헌정 수호의 날’로 지정하기도 했다.
오는 14일에는 광화문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광화문의 의미는 빛을 널리 비춘다는 것”이라며 “세상을 밝게 하고 나라를 화평하게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윤석열 파면으로 빛의 혁명을 완수한다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