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대선후보 사무실에서 회동에 앞서 포옹을 하고 있다. [뉴스1]](https://pimg.mk.co.kr/news/cms/202505/14/news-p.v1.20250513.c71f6f82162845d8afe48405a815285a_P1.png)
대한민국의 보수주의를 대표한다고 자처하는 정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0일 하루 동안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김문수에서 한덕수로, 한덕수에서 다시 김문수로 뒤바뀌는 촌극이 연출됐다. 발상과 시도 자체가 문제였다.
근인(近因)부터 보자. 누가 이런 일을 벌였는가. 2021년 윤석열이라는 괴물을 당에 끌고 들어온 것은 친구를 자처했던 권성동 의원과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게 될 권영세 의원이었다. 이번에도 둘은 한덕수 총리라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용병을 끌고 오는 주역이었다.
여기에 늘 누군가의 뒤에 줄을 서야 마음이 편한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뒤를 따랐다. 당에 뿌리가 없는 자를 끌고 들어와 대선 패배 후 당을 손아귀에 넣겠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역시 사람은 먼저가 아니라 늘 문제다.
이제 원인(遠因)을 보자. 어떻게 한 줌 밖에 안되는 의원들이 이처럼 말도 안되는 일을 벌일 수 있었을까? 필자는 이를 국민의힘이 당원과 국민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즉 유권자와 유리된 정당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국민의힘은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되는 안온한 지역기반이 있다. 바로 영남이다. 그러니 국민 눈치를 볼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당에선 공천을 할 수 있는 당권이 대권 만큼 중요하다. 계엄 이후 탄핵 표결이 한창일 때 “이번 대선 지면 지는 거지 뭐”라던 한 의원의 말이 잊히질 않는다. 대구광역시의 한 곳을 지역구로 둔 의원이었다.
정당은 사회적·경제적 균열을 국가정책에 반영해 갈등을 순화시켜야 하는 존재다. 국민의힘이 과연 한국사회 보수주의자들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반영하는가. 그들의 이념적 지향을 따르는 정당인가. 필자는 유권자들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엘리트집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한덕수 전 총리 같은 사람을 대선후보로 기획한다는 발상이 가능했을 것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너희들은 이익집단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