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정책 영향 갈수록 커질 것”
연간 흑자 전망 750억달러에서 낮출 듯
![신승철 경졔통계1국장(왼쪽 둘째)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개최된 ‘2025년 3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https://pimg.mk.co.kr/news/cms/202505/09/news-p.v1.20250509.c90d46ca9e15411898f0507e4897e8ab_P1.jpg)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3월까지 23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4월 이후부터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영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91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월 흑자 규모인 71억8000만달러보다 20억달러가량 많고, 지난해 같은 달(69억9000만달러)보다도 22억달러 증가한 수준이다.
또한 3월 기준으로는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흑자 규모다. 올해 1분기(1~3월) 누적 기준 흑자 규모는 192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164억8000만달러)에 비해 27억8000만달러 늘었다.
3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는 84억9000만달러로 직전 2월이나 지난해 3월보다 소폭 증가했다. 수출은 593억1000만달러로 한 달 만에 반등한 반도체 수출과 컴퓨터 수출의 영향을 받아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주변기기(31.7%), 의약품(17.6%), 반도체(11.6%), 자동차(2.0%) 등이 늘어난 반면 석유제품(-28.2%), 철강제품(-4.9%) 등은 줄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11.0%)와 EU(9.8%)에서 호조를 보인 반면 중국(-4.2%)에서 감소했다.
수입은 508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석탄(-34.6%), 석유제품(-15.1%), 원유(-9.0%) 등 원자재 수입이 7.5% 줄었지만 반도체제조장비(85.1%), 반도체(10.6%) 등 자본재 수입이 14.1% 늘었다.
서비스수지는 해외여행 성수기가 끝나고 외국인의 국내 여행 성수기가 시작되면서 전월(-14억5000만달러) 대비 축소된 7억2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전월 26억2000만달러에서 3월 32억3000만달러로 올랐다. 직접투자 배당소득 수입이 늘면서 배당소득 수지가 한 달 만에 16억8000만달러에서 26억달러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금융계정 순자산은 3월에 78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4월에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3월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장은 “4월은 계절적으로 외국인 배당 지급이 집중되는 시기”라며 “본원소득수지는 적자를 기록하겠지만 상품수지 흑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흑자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월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3월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월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이달 말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미국 관세 정책 영향을 고려해 연간 경상수지 전망치를 기존 750억달러에서 낮출 것으로 보인다.
신 국장은 “1분기 실적만 보면 흑자 규모가 컸지만 미국 관세 영향이 생각보다 강하고 광범위한 것으로 예고돼 경상수지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것 같다”며 “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크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관세 정책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