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새 나라 만들라는 열망 잘 받들 것”
각 후보, 입장곡으로 개성 뽑내기도
지지자들 손팻말 대신 응원봉 흔들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대선 경선 후보가 19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https://pimg.mk.co.kr/news/cms/202504/19/rcv.NEWS1.NEWS1.20250419.2025-04-19T155229_1007244461_POLITICS_I_P1.jpg)
더불어민주당이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첫 발걸음을 뗐다. 사상 처음으로 ‘캐스팅 보트’인 충청권에서 순회 경선을 시작하면서다. 충청권 경선에서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80%가 넘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이며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분위기를 이어갔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순회 경선이 19일 오후 충북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민주당이 충청권에서 대선 후보 경선을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경선에는 이재명 전 대표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가 각각 출마해 경쟁하고 있다.
이날 경선에 참여한 충청권 권리당원과 전국대의원은 총선거인단 11만1863명 중 6만4730명(57.87%)이다. 이재명 전 대표는 합산 88.15%(5만7057명)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승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4.31%(2790명), 김동연 지사는 7.54%(4883명)를 각각 득표했다.
이재명 전 대표는 투표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새로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열망을 잘 받아서 남은 일정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수 전 지사는 “아쉽지만 지금이 시작”이라고 강조했고, 김동연 지사 역시 “앞으로 남은 경선과 여론조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부터), 김동연, 김경수 대선 경선 후보가 19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https://pimg.mk.co.kr/news/cms/202504/19/rcv.NEWS1.NEWS1.20250419.2025-04-19T173550_1007244587_POLITICS_U_P1.jpg)
이날 투표 종료에 앞서 가장 먼저 연설에 나선 이재명 전 대표는 3년 전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것을 타산지석 삼아 지난 3년을 준비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의지와 열정이 넘치는 유능한 도전자에게 위기가 바로 기회가 아니겠느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상대 후보에 대한 격려와 칭찬에 시간을 쏟았다. ‘어대명’ 분위기 속 자칫 분열로 흐를 수 있는 경선 분위기를 다잡는 것으로 해석된다.
두 번째로 연설에 나선 김동연 경기지사는 “충청 사람으로서 반듯하고 당당하게 살아왔다”며 충청의 아들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김 지사는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 이상의 교체 필요하다”며 “경제, 글로벌, 통합 잘할 수 있고 본선 경쟁력도 누구보다 강하다. 압도적 정권교체로, 승리의 영광을 민주당에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연설에 나선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반드시 임기 내에, 그것도 가장 이른 시일 내에 행정수도의 꿈을 완성하겠다”며 충청 민심에 구애했다. 김 전 지사는 “(충청권을 시작으로) 5대 권역별 메가시티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행사가 열린 청주실내체육관은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 합동연설회 시작 2~3시간 전부터 모인 민주당 권리당원과 대의원들은 체육관 바깥에 펼쳐진 각 후보의 천막 앞에서 구호를 외치거나, 선거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충청권 의원들도 일찌감치 현장을 방문해 컨벤션 효과 확대를 위해 힘을 쏟았다. 한 의원은 “처음으로 충청권에서 열리는 경선 일정인 만큼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의 책임감이 남다르다”고 귀띔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충청권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있는 충북 청주실내체육관의 모습. [사진=전형민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04/19/news-p.v1.20250419.5d9c551fc41644f6ba0cecd31833cb39_P1.jpg)
특히 이날 눈에 띈 것은 응원봉이다. 민주당은 손팻말과 수건 등으로 지지를 표현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경선에서 ‘응원봉’을 적극 장려했다. 응원봉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이후 거리에서 시민들이 손에 들었던 물품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50대 여성 지지자는 “처음엔 응원봉이 낯설었지만, 이제는 하나의 상징이 된 것 같다”며 가방 속에 챙겨온 여러 종류의 응원봉을 보여주기도 했다.
장외뿐만 아니라 장내에서 진행된 정견 발표 중에도 응원봉의 불빛은 끊이지 않고 일렁였다. 장내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누가 이기든 이번 대선은 민주당이 이겨야 한다”며 “응원봉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도구라기보단 민주당을 지지하는 도구”라고 힘주어 말했다.
후보자별로 상이했던 입장곡도 첫 순회 경선의 재미 중 하나였다. 이재명 전 대표는 Turpak이 작곡한 ‘Ascending’을 입장곡으로 사용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웅장함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곡”이라며 “위기의 절벽을 기회의 오르막길로 바꿔내고,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힘으로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선정했다”고 소개했다.
김경수 전 지사의 입장곡은 영화 <록키>의 OST를 편곡한 Jean Roch의 ‘Can You Feel It’이었다. 김 전 지사 측은 “포기하지 않는 도전, 꿈을 향해 나아가는 감동의 서사를 담은 영화 록키의 내용처럼 압도적 정권교체와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도전하는 후보의 힘찬 걸음을 연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팀 한화이글스 야구 점퍼를 입고 등장한 김동연 지사는 이글스 응원가인 ‘나~는 행복합니다’를 선택했다. 김 지사 측은 “‘충청의 아들’로 올해 이글스가 반드시 가을 야구를 할 것이라는 믿음과 바람을 가지고 선택했다”며 “약속의 8회, 역전의 야구를 펼치는 이글스와 같이 김 지사도 경선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충청권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지지자들이 응원봉을 흔들고 있다. [사진=전형민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04/19/news-p.v1.20250419.147ccacf921b4f65a266c352f1a19f83_P1.jpg)
한편 민주당은 전국 4개 권역 순회 경선을 마친 후 후보별 권리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이날 충청권 합동연설회는 민주당의 1차 순회 경선이다. 이미 지난 16일부터 권리당원 및 대의원 투표가 진행 중이다. 이날까지 이뤄지는 충청권 투표는 합동 연설회 마지막에 공개된다. 2차 순회 경선은 영남권으로 17일부터 20일, 3차 순회 경선은 호남권으로 2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다. 수도권과 강원·제주 경선은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다.
이와 별개로 국민 선거인단 투표는 21일부터 27일 사이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다. 오는 27일 한 후보의 득표가 과반일 경우, 결선 투표 없이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다만 절반을 넘기지 못할 경우 사흘간 결선 투표를 진행한 뒤 내달 1일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