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대선 예비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가운데 6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4/13/news-p.v1.20250407.f0a549fef22149d2bd7c59ba2d7cd53d_P1.jpg)
특정 인물이 아닌 ‘의견 유보’가 1위였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 결과 말이다.
한국갤럽 4월 1주 조사(1~3일, 1001명 대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장래 대통령감에 대한 질문(보기가 없어 주관식으로 답변해야 함)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34%로 1위였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9%),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런데 막상 이 조사에서 더욱 눈길을 잡은 건 ‘의견 유보’가 38%나 됐다는 점이다. 1위 주자의 지지율보다 높은 것으로, 유권자 상당수가 누구를 지지할지 정하지 않은 거다.
연령별로는 20대의 62%가 의견 유보였고 30대도 48%로 절반에 육박했다. 반면 40~60대 연령은 이 비율이 20~30%대를 기록해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의견 유보’ 비율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높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낮은 현상이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43%가 의견 유보인 반면 민주당 지지층에선 20%에 그쳤다.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선 44%가 의견 유보였고, 부산·울산·경남(PK)도 44%였다. 반면 민주당 우위 지역인 호남에선 의견 유보가 27%에 머물렀다.
‘의견 유보’의 크기는 탄핵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도 달랐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반대하는 응답자의 45%가 장래 대통령감에 대해 의견 유보였지만 탄핵 찬성 응답자에서는 이 비율이 29%에 그쳤다.
이런 흐름을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은 그간 차기 대선 후보를 고민하지 않았거나, 찾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탄핵심판이라는 변수가 있었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렸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탄핵 정국이 마무리됐고 조기 대선 정국으로 이동했다. ‘의견 유보’ 유권자들의 ‘후보 찾기’가 이제 시작됐을 수 있다. 30%대 중반이 묶여 있는 이재명 대표가 ‘의견 유보’ 표심을 얼마나 흡수할지, 다른 대선 주자들이 얼마나 이 표심에 호소할 수 있을지가 조기 대선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상훈 전 매일경제신문 정치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