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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타이핑 실수’로 민가에 오폭”…3차례 교정 기회 다 놓쳐

류영상 기자
입력 : 
2025-03-07 06: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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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은 경기 포천에서 발생한 전투기 민간인 오폭 사고가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종사는 좌표 입력 후 확인 과정을 간과했던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폭탄이 군사분계선에서 약 30km 떨어진 곳에 투하되어 우발적 충돌의 위험을 초래할 뻔했다.

이번 사건은 한편으로 조종사의 책임 뿐만 아니라, 비행 중 좌표 확인 과정에 대한 구조적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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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민가에 포탄이 떨어져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사진 = 공동취재단]
6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민가에 포탄이 떨어져 마을 일대가 통제되고 있다. [사진 = 공동취재단]

초유의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는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에서 비롯됐다는 게 군 당국의 1차적인 판단이다.

실수로 좌표를 잘못 입력할 수는 있으나 이후 3차례나 이를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지만, 그냥 지나친 것으로 보여 안일한 훈련 태도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6일 오전 10시 4분께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합동 통합화력 실사격 훈련에 참가한 한국 공군의 KF-16 2대가 MK-82 폭탄을 각 4발씩 총 8발을 비정상적으로 투하했다.

군 당국은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을 ‘조종사의 좌표입력 실수’라고 밝혔다.

당시 KF-16 두 대가 편대비행을 하며 MK-82 폭탄 동시발사 전술훈련을 진행했는데, 1번기 조종사가 폭탄 투하 좌표를 잘못 입력해 먼저 폭탄 4발을 잘못된 지점에 투하했고, 뒤따라오던 2번기 조종사는 제대로 된 좌표를 알고 있었지만 1번기를 따라 투하했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먼저 KF-16 1번기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한 경위에 관심이 쏠린다.

전투기 조종사는 임무 계획을 받게 되면 USB 형태의 저장장치에 키보드 자판으로 표적 좌표를 입력하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실수가 있었더라도 바로잡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는데 그냥 지나쳤다는 것.

공군에 따르면 조종사는 ▲ 전투기 탑승 후 좌표가 입력된 저장장치를 전투기에 연동할 때 ▲ 비행중 등 두 차례 좌표가 정확한지 확인해야 하고 ▲ 좌표 지점에 도착했을 때 맨눈으로 표적을 확인하는 등 총 3차례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군 당국은 1번기 조종사가 이 검증 과정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진상조사를 진행 중이다.

작전 계획상 두 전투기는 폭탄 투하 당시 4000 피트(약 1.2㎞) 상공에서 시속 833㎞ 속력의 비행이 계획돼 있었다. 폭탄은 표적에서 8㎞ 벗어난 곳에 떨어졌는데, 좌표를 조금만 잘못 입력해도 탄착점은 크게 달라진다.

폭탄이 떨어진 곳은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남쪽으로 약 30㎞ 거리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터면 남북간 우발적 충돌의 계기가 될 뻔한 셈이다.

조종사가 입력한 표적 좌표를 다른 사람이 확인하는 과정은 없다. 최초 좌표 입력부터 표적 육안 확인까지 전 단계를 조종사 한 명이 오롯이 책임지는 구조적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2번기 조종사의 대처가 적절했는지도 논란이다. 2번기 조종사는 좌표를 제대로 입력해놓고도 1번기를 따라 오폭했다.

공군은 ‘동시발사 전술훈련’이었기 때문에 2번기 조종사의 입력 좌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으나 1번기가 잘못된 곳에 폭탄을 투하했다는 점을 알아챘다면 폭탄 투하에 보다 신중했어야 했다.

전투기에 대한 항공기 관제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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