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2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 지난 2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먹사니즘 전국 네트워크 발대식에서 박찬대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오른쪽)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3/02/news-p.v1.20250224.41ef69b4b80045f385063b4cdfe1bd7d_P1.jpg)
우연인지는 몰라도 34%라는 숫자가 겹쳤다.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응답이 각각 34%로 나왔다. 또 제1야당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역시 34%였다(이상 한국갤럽 18~20일, 1002명 조사 결과,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세 개의 34%는 표면적으로는 단단한 지지이지만 그 아래로 깊게 들어가 보면 여실한 한계이기도 하다.
탄핵 반대 집회가 매주 열리고 강성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지지율이 야당을 앞서는 경우도 있었지만, 여당의 지지율 영토는 딱 34%까지가 최대치인 듯하다. 특히 지지율 34%와 탄핵 반대 34%는 직결된다. 국민의힘을 국민의힘이기 때문에 지지하는 게 아니라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니까 지지한다.
이 대표에겐 따지고보면 압도적으로 유리한 정치 시즌이다. 현직 대통령이 보여준 잇단 초유의 모습만으로도 제1야당의 대표는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대선주자 지지율이 34%로 단연 1위다. 그런데 개운치가 않다. 민주당 지지율만 못하다.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32%는 여전히 의견 유보다.
만약의 조기 대선을 생각한다면 결국 표밭을 넓힐 수밖에 없다. 선공은 이 대표다. 흑묘백묘론으로 실용을 들고나오더니 민주당을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 정당으로 규정했다. 누가 봐도 34%를 넘어서려는, 중도표도 가져가려는 전략이다. 전략 자체가 아직은 자연스럽지 않고, 여당 사람들은 ‘거짓 변신’이네, ‘짝퉁’이네 비난한다. 그러나 뻔히 의도가 보여도 그게 통하곤 하는 게 정치판이기도 하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지키기 혹은 탄핵 반대 흐름에 동참하면서 올해 들어서 강경보수 정당으로 정체성이 이동했다. 성향 스펙트럼 자체가 좁아지면서 당내 중도보수 성향 정치인들이 소외됐다.
물론 집권 경험이 많고, 숱한 선거를 경험한 중진이 다수 포진한 정당이니만큼 속으론 강경보수에서 벗어날 전략을 고민하고 있을 거다. 그렇지만 강경보수 입장에서 출구전략으로 이동이 어색해 보인다면 그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이상훈 MBN 앵커/전 매일경제신문 정치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