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 존재감 과시…현안에 목소리
오세훈·원희룡·안철수·유승민·홍준표·김문수
저마다 세 과시…한동훈만 두 달째 잠행 계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서울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15/news-p.v1.20250214.c354a277059a40c1b739b610963e7725_P1.jpg)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내달 중순 이전에 선고가 나올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공식적으로는 조기 대선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으나, 이를 염두에 둔 여권 차기 주자들의 행보에는 점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한 주(2월 10~14일)간 여권에서 가장 이목이 쏠렸던 행사는 지난 12일 서울시 주최로 국회 도서관에서 개최된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였다.
서울시가 마련한 자리인 만큼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참석했는데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포함, 현역 의원 50여명이 대거 몰려 화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오 시장의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는 평이 나왔을 정도다. 행사에 앞서 오 시장이 여당 의원 전원에게 직접 토론회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국회를 방문,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해 7·23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직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그는 한동안 공개 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관련 헌법재판소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후 퇴장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15/news-p.v1.20250214.7db7ef726cf94219a5a24a1a48388871_P1.jpg)
이날 원 전 장관은 “기자회견을 조기 대선 행보로 봐도 되느냐”는 국회 출입기자단의 질문에 “지금은 공정한 헌법재판이 되도록 모든 힘을 기울이는 게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과제고, 대통령 복귀가 이뤄지는 게 가장 우선”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최근 강성 보수층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그가 재등판한 것을 두고 정치적인 해석이 따라붙고 있다. 원 전 장관은 지난해 전당대회 출마 메시지에서도 ‘당정일체’를 강조하며 친윤계(親윤석열계) 대표 주자로서 정체성을 드러낸 바 있기 때문이다.
당의 중진인 안철수 의원 또한 인공지능(AI)과 개헌 등 현안 관련 메시지를 연일 던지며 잠룡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안 의원은 서울시가 개헌 토론회를 개최한 날 행사장에도 있었지만, 지난 11일에는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를 찾아 만성 적자 문제와 노동 강도 부담, 닥터헬기 문제 등을 개선하겠다는 메시지도 냈다.
이미 대권 도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는 유승민 전 의원도 중도 확장을 통한 대선 승리를 주장하며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YTN라디오 ‘이익선 최수영 이슈앤피플’에 출연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약 민주당 후보가 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2일 서울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15/news-p.v1.20250214.eaac505747274adaa2e28c2d8e304d3a_P1.jpg)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윤 대통령 탄핵 과정을 비판하며 보수 지지층에 소구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SNS를 통해 “우리 당에서는 비상계엄에 찬성한 사람은 없지만,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반란자들은 일부 있다. 이들은 앞으로 우리당에서 정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유도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주자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경우 대선 출마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으나, 현안 관련 메시지는 적극 내고 있다. 일부 인사가 경선캠프 합류 등을 목적으로 찾아오기도 하나, 현재 김 장관은 이를 모두 돌려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총선 때까지 국민의힘 내에서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로 꼽혔던 한동훈 전 대표는 여전히 수면 아래에 머물고 있다. 최근 그가 정계 원로를 연달아 만나고 1973년생 이하 친한계(親한동훈계) 모임인 ‘언더73’ 또한 목소리를 내고는 있으나, 당대표직 사퇴 후 두 달 가까이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한 전 대표의 재등판 시점을 놓고 다양한 추론이 나오지만, 측근들 역시 정확한 복귀 시점이나 그의 의중은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 친한계 의원의 경우 한 전 대표가 공식 석상에 드러나는 시점을 묻는 데 대해 “저도 잘 모른다. 알고 싶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