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법 일정 겹쳐...尹측은 연기 요청
한덕수·조지호·홍장원 등 증인 채택
사실상 탄핵변론 마무리 수순, 3월 초중순 선고
갤럽 조사서 탄핵 전망 인용 59%, 기각 32%
탄핵반대하는 첫째 이유는 ‘야당 때문’
![[사진 = 뉴스1]](https://pimg.mk.co.kr/news/cms/202502/15/rcv.NEWS1.NEWS1.20250204.2025-02-04T212133_1007113747_POLITICS_I_P1.jpg)
헌법재판소가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증인 3명을 추가 채택하고 오는 20일 10차 변론기일을 열기로 결정한 것은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측에서 헌재가 신속 종결에 매몰됐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보수 진영에서 헌재에 대한 성토 목소리가 커지자 절차적 정당성을 좀 더 확보하는 쪽으로 한발 물러섰다는 얘기다.
18일 열리는 9차 변론기일이 증인 없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증인을 불러 진행하하는 10차 변론이 사실상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 대통령 측 신청에 의해 추가 증인으로 채택된 한덕수 국무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배경과 당시 국무회의 과정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할 수 있는 핵심 인물로 꼽힌다. 한 총리는 비상계엄에 대해 시종 잘못된 결정이라고 평가했으나, 윤 대통령 측은 한 총리가 유리한 증언을 해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은 지난 4일 5차 변론기일에 이미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러나 진술 신빙성 의혹이 제기되면서 윤 대통령 측 요청으로 다시 심판정에 나오게 됐다. 앞서 홍 전 차장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서 ‘체포조’라는 단어와 ‘구금계획’을 직접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은 여 전 사령관이 증인신문 이후 본인이 홍 전 차장에게 그런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다시 증인으로 불러줄 것을 요청했다. 헌재는 다만 윤 대통령 측이 요구한 ‘시간 제한 없는 신문’은 받아들이지 않고 신문 시간을 1시간30분으로 정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사유서를 내고 이미 두 차례 불출석했지만 헌재는 다시 증인으로 불렀다. 만약 이번에도 조 청장이 출석하지 않으면 강제구인도 검토할 수 있다.

헌재는 증인을 추가로 채택한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추가 증인 신청을 받아들이고 변론기일을 늘린 배경엔 ‘공정한 진행’에 대한 불신 여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헌재가 지난 13일 8차 변론을 마지막으로 추가 기일을 지정하지 않은 데다 윤 대통령 측의 증인 신청을 기각하면서 선고 시점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쏟아졌다.
이날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4명에게 헌재 신뢰도에 대해 물은 결과 ‘신뢰한다’ 52%, ‘신뢰하지 않는다’ 40%, 의견 유보 8%로 나타났다. 한 달 전엔 신뢰 57%, 비신뢰 31%였다.
이날도 여당은 심판 속도를 늦춰 달라고 헌재를 압박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방어권을 제대로 보장 안 해주고 쫓기듯이 지나치게 빨리 진행한다”며 “피소추인이 주장하는 증인 요구를 더 과감하게 수용하고 충분히 변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선고 날짜는 일단 3월 초중순이 유력해 보인다. 10차 변론기일을 마지막으로 절차가 종료되면 약 2주에 걸친 평의를 거쳐 다음달 초중순이면 선고가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헌재도 아직 10차 변론이 마지막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다. 상황에 따라 증인 신문이 더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헌재는 증인신문을 끝낸 뒤 최후 변론과 진술할 수 있도록 별도 기일을 지정할 수도 있다.
여기에 윤 대통령 측이 20일로 잡힌 10차 변론기일을 미뤄 달라고 요구한 것도 변수다. 20일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윤 대통령 내란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리는 날이고 윤 대통령 측이 신청한 구속 취소 심문도 이날 열린다. 따라서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다른 날로 10차 변론기일을 잡아 달라는 것이다.
![[사진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15/rcv.YNA.20250213.PYH2025021306400001300_P1.jpg)
더불어민주당은 다음달 초중순에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0일까지 최후 변론을 제외한 절차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에 변론 종결 시점이 정해지고 (다음달) 10일 전후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 찬반 여론은 큰 변화 없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날 한국갤럽 정기조사에 따르면 탄핵 찬성은 응답자의 57%, 반대는 38%였다. 직전 조사에 비해 찬성은 2%포인트 하락했고, 반대는 2%포인트 상승했다.
탄핵에 찬성하는 응답자들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비상계엄 선포’가 30%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헌법 위반·불법’(10%) ‘내란’(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유로 ‘야당(민주당) 때문·발목 잡기·줄탄핵’(37%), ‘계엄 정당·대통령 고유 권한’(13%), ‘탄핵 사유 아님’(10%) 등을 들었다.
개인 의견과 무관하게 탄핵심판 결과를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59%가 ‘인용될 것’, 32%가 ‘기각될 것’이라고 답했다. 탄핵 찬성자는 90%가 인용을 전망했고, 반대자는 74%가 기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6.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