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삭감 테러로 불안 조장
李방탄 위해 헌정파괴” 직격
“한미동맹·시장경제·자유 수호
보수정당 국힘이 앞장” 강조
개헌 제안해 정국 주도 포석
준연동형 비례대표 폐기 제안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02/12/news-p.v1.20250211.53c58539283f4722b019448e6af7affd_P1.jpg)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격에 방점을 찍었다. 국정 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헌정질서 파괴자는 바로 민주당 이재명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18번이나 거명하면서 다각도로 비판했다.
분권형 개헌과 연금 등 구조개혁 필요성을 내세우면서 민주당과 차별화도 시도했다. 이 대표의 최근 우클릭 행보를 의식한 듯 정통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이 자유민주주의, 한미동맹, 시장경제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12·3 비상계엄 선포, 대통령 탄핵소추와 구속기소까지 국가적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불안과 걱정이 얼마나 크신지 잘 알고 있다.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계엄은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납득할 수 없는 조치였다”면서도 “왜 비상조치가 내려졌는지 한번쯤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탄핵 남발, 예산 테러, 특검법 폭주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극우 진영에서 주장하는 부정선거 의혹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권 원내대표는 “정부 수립 이후 문재인 정부까지 74년 동안 발의된 탄핵소추안은 총 21건인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거대 야당은 무려 29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고 했다.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도 탄핵하고, 최상목 권한대행까지 탄핵하겠다고 시도 때도 없이 협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2.11 [한주형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02/12/news-p.v1.20250211.3d1e92159d1e4241a353d7930d9f0eed_P1.jpg)
그는 “민주당은 금년도 예산안을 대폭 삭감해 단독 처리했다”면서 “29번의 연쇄 탄핵, 23번의 특검법 발의, 38번의 재의요구권 유도, 셀 수도 없는 갑질 청문회 강행, 삭감 예산안 단독 통과, 이 모두가 대한민국 건국 이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 개인을 겨냥해선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의 형이 확정되기 전에 국정을 파국으로 몰아 조기 대선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대통령직을 차지하려는 정치적 모반”이라면서 “국정 혼란의 목적은 오직 하나, 민주당의 아버지 이재명 대표의 방탄”이라고 주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도 최근 한미동맹을 부쩍 강조하는데, 카멜레온의 보호색이 성조기 무늬로 바뀐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12월 1차 탄핵소추안에 윤석열 정부 외교 기조를 탄핵 사유로 명시한 점, 이 대표가 과거 미군을 ‘점령군’이라고 발언한 점, 2017년 대선 때 사드 배치를 철회하겠다고 말한 점 등을 나열했다.
이어 민주당에 대해 “민생도 경제도 팽개치고, 대표 한 사람 방탄을 위해 입법 권력을 휘두르는 개인숭배 세력, 탄핵·특검 말고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불안 조장 세력”이라고 맹비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2.11 [한주형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02/12/news-p.v1.20250211.903dbf3b560c4782a50ec4c88158d3d9_P1.jpg)
개헌을 공식 제안한 점도 주목된다. 조기 대선 가능성을 아직 언급하지 않은 여당이지만 개헌론을 통해 민주당을 흔들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1987년 체제 등장 이후 5년 단임제 대통령 8명이 있었는데, 그중 3명이 탄핵소추를 당했고 4명이 구속됐다”면서 “이것은 개인의 문제를 뛰어넘은 제도 자체의 치명적 결함”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은 제왕으로 시작해서 식물로 끝났고, 국회는 4년마다 최악이라는 평가를 반복한다”고 지적했다.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분산하고, 의회의 권력 남용도 제한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조국혁신당을 탄생시킨 ‘준연동형 비례대표’를 폐기하고, 승자독식과 지역 편중의 선거구제 개편도 필요하다고 했다. 선거 일정도 대선, 총선, 지방선거가 지금처럼 모두 따로 실시되면 국력 낭비가 심해지고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반도체특별법 조기 통과와 함께 상속증여세와 법인세 감면에도 협조할 것을 야당에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상속증여세와 법인세 감면은 세계적 추세”라면서 “민주당은 세제개편을 부자감세라는 선동으로 가로막았다”고 비판했다.
또 추가경정예산은 삭감된 본예산의 원상복구와 함께 논의를 시작하자고 주장했고, 연금개혁은 국회 연금개혁특위를 다시 구성해 구조개혁까지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