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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찾아간 권영세·권성동…‘옥중정치’ 선 그었지만 “무책임” 비판도

이상현 기자
입력 : 
2025-02-03 16: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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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3일 서울구치소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며 여당의 '옥중 정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당이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으나, 여권 내에서는 정치적 해석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당내 인사들은 이번 접견이 무책임하다고 평가하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 중도층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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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尹 면회는 개인 차원”
나경원 “옥중정치 아냐” 일축
與 일각 “공식 입장처럼 보여”
野도 “尹과 절연 못 해” 비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출석해 있다.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국민의힘 ‘투톱’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3일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을 접견했다. 여당이 윤 대통령의 ‘옥중 정치’에 발맞추는 것이란 분석이 야권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내에서도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방문, 윤 대통령과 약 30분간 면회했다. 이날 접견에는 당의 중진인 나경원 의원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세 사람에게 ‘당이 하나가 돼서 20·30 청년을 비롯한 국민께 희망을 만들어줄 수 있는 역할을 해달라’는 취지로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여러 국제 정세, 세계 경제와 관련해서 대한민국 걱정을 많이 했다”는 게 나 의원의 전언이다.

그간 국민의힘은 당 관계자들과 윤 대통령의 접촉이 ‘개인 차원’이라는 점을 강조해왔다. 대통령의 체포 전 한남동 관저로 의원들이 대거 찾아갔을 때도 당은 지도부 차원에서 의원들에게 지침을 준 것도 없고, 사후에 활동 내용 등을 보고받지도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윤석열 대통령 면회를 마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면회를 마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3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날 접견과 관련해서도 나 의원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걸 ‘옥중 정치’라 보는 건 아니란 생각”이라고 일축했다. 권 원내대표 역시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 면회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가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나 의원과 권 원내대표의 설명도 일리가 있다. 이날 만난 네 사람은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이기에 앞서 사법연수원(권 위원장 15기, 권 원내대표 17기, 윤 대통령 23기, 나 의원 24기) 선후배 관계다. 중앙대 법대 출신인 권 원내대표를 제외한 셋은 서울대 법대 동문이기도 하다.

여권에 따르면 이날 접견 외에도 원 내외 주요 인사들이 향후 구치소를 방문, 윤 대통령을 면회할 예정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 엄호에 앞장서고 있는 윤상현 의원은 전날 “개인이고, 지도부 차원이고 그게 뭐가 중요한가”라며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간 윤 대통령을 향해 날을 세워 온 야권은 물론, 여권 안팎에서도 정치적인 해석과 비판이 따라붙고 있다. 개인적인 연을 강조했다고는 하나, 여당 수뇌부와 당의 중진 위치에 있는 세 사람이 당의 최대 정치적 부담인 대통령을 한날한시에 방문했다는 데서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 ‘첫목회’ 회원인 김재섭 의원의 경우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간적 도리를 왜 이런 방식으로, 왜 이제야 다하는가”라고 쓴소리 했다. “국민의힘의 공식적인 입장처럼 비칠 것이고, 무책임해 보인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당내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대통령이 파면돼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중도층 없이 강성 지지층의 결집만으로는 정권 재창출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선거에서는 ‘집토끼(고정 지지층)’도 중요하지만, ‘산토끼(중도층)’를 잡는 데서 결과가 갈린다.

중도 확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지역적 한계가 원내 여론 형성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제22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지역구 의원 90명 중 59명이 보수 색채가 강한 영남권 기반이다. 수도권은 18명뿐이다.

한편 야권에서 역시 이날 윤 대통령 접견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차라리 국민의힘 당사를 서울구치소로 옮기라”며 “지금처럼 내란 수괴와 절연하지 못하고, 내란 수괴에게 당을 기생할 빌미를 주면 패가망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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