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MBC 라디오에 출연해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를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보도를 촉구했다.
3일 방송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출연해 트럼프 발 관세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송 말미 유 전 의원은 “앵커님(김종배)에 하나 여쭤봐도 되느냐”며 “앵커님도 프리랜서이지 않나. MBC 프리랜서 사고가 났더라. 저도 굉장히 비판했는데 왜 MBC에서는 그걸 제대로 보도를 하거나 조사를 하거나 그러지 않는 거냐. MBC에 프리랜서로 일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실 건데”라며 고 오요안나를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보도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이에 진행자 김종배는 “저도 프리랜서이니 관찰자 시점에서 말씀을 드리면 MBC에서 내놔야 되는 것은 그에 대한 보도가 아니라 입장 아니겠냐”며 “입장을 내놓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상조사가 선행이 돼야 되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28일 MBC 측은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며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 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동시에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마치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를 짚으며 “진상조사 전에 입장 나온 건 아시냐. (MBC 측이) ‘유족이 요청하면 진상조사 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이상했지만 이를 ‘MBC를 흔들기 위한 준동이다’라는 식으로 표현해서 제가 깜짝 놀라서 비판을 했다. 저는 MBC에 애정이 있는 사람으로서 말씀을 드리는 거다. 이런 사건이 났을 때는 MBC가 유족들의 또 피해자의 어떤 마음을 헤아리면서 제대로 조사도 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김종배는 “원칙적으로 그게 맞는 말씀”이라면서도 “진상조사위를 꾸렸다니 결과가 나오면 입장을 내놓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아무도 이야기를 제대로 안 해서 제가 불편한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인은 지난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활동했다. 지난 2022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기도 했으나 지난해 9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사망 소식은 지난해 12월 뒤늦게 알려졌다.
이후 지난달 27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유족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것으로 보이는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MBC 측은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지난달 31일 공식입장을 내고 “고 오요안나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에는 법률가 등 복수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게 되며, 회사 내 인사 고충 관련 조직의 부서장들도 실무위원으로 참여해 정확한 조사를 뒷받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조사는 이번주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도 수사에 나섰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해당 사건을 수사해 달라는 국민신문고 민원을 접수해 내사를 시작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