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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팔려 주인 바뀌었는데도, 유명 대기업 간판은 남는다…왜?

류영상 기자
입력 : 
2025-10-06 10:38:38
수정 : 
2025-10-06 10: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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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에서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했으나, 해당 카드사는 롯데그룹의 계열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롯데카드는 2019년 MBK파트너스에 매각됐으며, 롯데그룹은 여전히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 참여가 아닌 협업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사례로 오비맥주와 금호타이어 등도 기존 사명을 유지하며 운영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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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OB맥주·대우건설 등 주인 바뀌어도 회사명 유지
인지도·충성고객 등 고려…“대체로 매각가에 상표권 값 반영”
롯데카드 해킹사고로 최대 297만명의 개인정보 및 결제 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를 찾은 이용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 뉴스1]
롯데카드 해킹사고로 최대 297만명의 개인정보 및 결제 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서울 종로구 롯데카드 본사를 찾은 이용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 = 뉴스1]

최근 롯데카드에서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온라인 등에서는 롯데카드가 롯데그룹 계열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화제가 됐다.

이름에 롯데가 들어가는데다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롯데 계열사에서 판촉 활동을 많이 해 롯데그룹 소속일 것으로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카드는 이미 수년 전에 다른 기업에 매각된 상태로, 이름에서만 ‘롯데’를 유지 중이다.

이처럼 새 소유주에게 매각된 뒤에도 기존 사명을 그대로 쓰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롯데그룹, 롯데카드 6년 전 매각

롯데카드는 이미 6년 전 롯데그룹을 떠났다. 롯데그룹은 2017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융·보험업 계열사 보유가 불가능해지자 2019년 MBK파트너스에 카드사를 매각했다. 이후 MBK파트너스 측은 대중 인지도와 충성 고객 등을 감안해 카드사 이름을 그대로 유지했다.

문제는 이미 롯데그룹 계열이 아님에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자 롯데그룹사에 불똥이 튄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이 아닌가 봐요?” “저도 처음에는 롯데카드가 롯데 계열사인 줄 알고 그룹을 비난했어요” 등의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다만, 롯데그룹과 롯데카드의 관계가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다.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여전히 롯데카드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측은 이를 두고 경영 참여가 아닌 협업을 위해 남겨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OB맥주도 이름만 유지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내 주류업계 대표 업체인 OB(오비)맥주도 두산그룹이 아닌 벨기에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 인베브) 소유다.

버드와이저, 코로나,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등의 글로벌 브랜드를 거느린 AB인베브가 1998년 두산그룹으로부터 오비맥주를 인수했다. 배하준 현 오비맥주 대표도 벨기에 출신으로, 본명은 벤 베르하르트다.

오비맥주라는 회사명은 물론 ‘카스’와 ‘OB라거’ 등 기존 제품들도 상품명 변경 없이 계속 생산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난 여파로 2018년 해외 매각됐다. 새 주인은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다. 트럭·버스용 타이어 부문에 주력하는 더블스타는 당시 금호타이어 인수로 승용차용 타이어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건설업계에서도 매각 이후 사명을 그대로 쓰는 사례가 흔하다.

대우건설은 대우그룹 해체 후 금호아시아나그룹, 산업은행을 거쳐 2021년 세 번째로 중흥건설에 인수됐다.

대우건설은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는 가운데서도 사명을 유지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로 포함됐던 시절 기업 로고(CI)에 윙마크가 추가된 것이 유일한 변화였다.

중흥건설도 인수 후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 등을 고려해 회사명은 물론 대우건설의 주택 브랜드인 ‘푸르지오’도 그대로 유지했다.

이렇게 이름을 계속 유지한 데는 상표권 분쟁이 없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우’ 상표권은 대우그룹의 무역 부문인 대우인터내셔널이 갖고 있으나 대우건설은 그룹 해체 당시 대우인터내셔널에 영구 사용료를 내 상표권 문제를 해소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10년 포스코에 인수돼 포스코인터내셔널로 사명을 바꿨다.

동부건설은 오히려 그룹이 매각 후 이름을 바꾼 사례다.

옛 동부그룹이 2016년 사모펀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한 동부건설이 ‘동부’ 상표권을 갖고 있어 반대로 나머지 그룹사가 상표권 사용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매각 직후에는 그룹사가 사용료를 내다가 이후 그룹사가 DB로 이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두산건설은 두산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2021년 사모펀드인 큐캐피탈파트너스(큐캐피탈)로 대주주가 바뀌었으나 사명은 그대로다.

건설사들은 영업상 주인이 바뀌었다고 기존 사명이나 아파트 브랜드명을 바꾸기가 어렵다. 영업활동에서 인지도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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