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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폭탄만 무려 4천억원인데…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라는 이 법

안서진 기자
입력 : 
2025-10-11 19:54:55
수정 : 
2025-10-11 20:32:30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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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이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장벽을 강화하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새로운 EU TRQ 제도 도입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세금 부담이 증가하며,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연간 2억8100만 달러의 관세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스틸법에 대한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로, 이를 통한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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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부, 철강업계와 긴급대책 회의
새 저율 관세 할당 제도 도입계획 발표
철강 수입 규제 대폭 강화하는 게 골자
美 ∙EU 이중관세 장벽, 경쟁력 강화 시급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사진 = 뉴스1]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사진 = 뉴스1]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잇따라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국내 철강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다만 해외의 보호무역 강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K-스틸법’ 논의는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지난 10일 박종원 통상차관보 주재로 철강업계와 EU 철강 TRQ 도입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EU 측 동향을 공유하는 한편 향후 대응 계획을 논의했다.

앞서 EU는 7일(현지시간)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대체할 새로운 저율관세할당(TRQ) 제도 도입 계획을 전격 발표했다.

새로운 규제안에는 △쿼터 물량 47% 축소 △쿼터 밖 세율 인상(25%→50%) △조강(melt&pour)국 모니터링 도입 등 철강 수입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신규 TRQ 조치는 EU의 일반 입법 이행 절차를 거쳐 EU의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 만료 시점인 내년 6월 말까지 회원국 투표를 통해 도입될 전망이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포스코∙현대제철 관세 4천억...2분기 영업익 수준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적용해 자국산 철강에 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확대하며 해외 철강에 실질적인 무역 장벽을 쌓아왔다.

관세율 변화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부담도 크게 늘어났다. 특히 올해 6월부터 관세율이 25%에서 50%로 인상된 후 납부액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실이 10일 포스코와 현대제철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관세가 부과된 미국 시장에서 두 회사가 납부해야 할 관세 총액은 2억8100만달러(한화 약 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2분기 두 회사의 영업이익 규모에 맞먹는 수준이다.

포스코의 경우 미국 내 수입과 판매를 담당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관세를 납부하며 현대제철은 본사와 중계 상사가 제품별로 분담해 납부하지만 최종 부담은 모두 현대제철이 부담하는 식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과 EU의 이중 관세 장벽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K-스틸법’은 정치권과 관계 부처 간 이견으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해당 법안은 탄소중립 전환 지원, 기술 투자 인센티브, 공급망 안정화 대책 등 철강산업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업계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EU가 정책으로 자국 철강업계를 적극 보호하는데 반해 우리는 제도적 뒷받침 없이 기업들이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세계 철강 시장의 보호무역 강화 속에서 국내 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정책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EU가 쿼터 물량 배분 시 FTA 체결국을 우선 고려하겠다고 밝힌 만큼 공식·비공식 협의 채널을 적극 가동해 국내 업계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달 중 관세 부처 합동으로 ‘철강 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하고 철강업계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주요국 통상장벽 강화에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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