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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인구 재앙”...英 매체도 경고한 한국 제2 도시

정수민 기자
입력 : 
2025-02-12 18: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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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파이낸셜타임스, 한국 지방 인구 유출 조명
부산 고령화 지목...‘멸종 위기’ 경고
부산 마린시티. (출처=해운대구 제공)
부산 마린시티. (출처=해운대구 제공)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한국 제2의 도시인 부산의 출산율이 다른 대도시보다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인구 재앙’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FT는 지난 9일(현지시간) ‘멸종 위기: 한국 제2의 도시, 인구 재앙을 우려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부산의 인구 위기에 대해 짚었다.

FT는 “부산은 산, 해변, 영화 축제 등 매력과 자산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도시지만,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국가(한국)에서 다른 광역시보다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20세기 이후 무역의 중심지였지만 지금은 젊은이들의 이탈로 인해 더 빨리 고령화되고 있다”고 했다.

매체는 해방 이후 남한의 산업 중심지로서 부상하며 국가 산업을 지탱해 온 부산의 역사를 조명했다. “한국전쟁 당시 두 차례에 걸쳐 임시 수도 역할을 하며 기존 28만여 명에 불과하던 인구가 1951년에는 80만명을 넘어섰다. 1960~1970년대에는 국가 주도 경제개발의 혜택을 받으며 수출 경제의 무역 허브 역할을 했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의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부산의 운명이 바뀌었다. FT는 인구 유출의 원인으로 국가 경제의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역 불균형을 꼽았다.

FT는 “한국 경제는 점점 수도권의 반도체 공장과 같이 더 정교한 제품 생산과 수출에서 동력을 얻게 됐고 대학과 연구기관도 숙련 노동자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이전했다”며 “삼성과 LG 등 선두 기업의 탄생지이면서도 한국 100대 기업 중 본사를 부산에 둔 기업은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330만 인구의 이 도시는 1995년부터 2023년까지 60만명의 인구를 잃었으며 노인 인구 비율은 24%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은 부산을 ‘소멸위험단계’에 들어선 도시로 공식 분류한 바 있다.

고용정보서비스(KEIS)의 이상호 연구원은 FT에 “서울로의 중앙집권화,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인해 부산과 다른 지역 중심 도시가 ‘쇠퇴의 악순환’에 빠졌다. 처음에는 인구가 적은 농촌 지역이, 다음으로 중소 도시가 타격을 입었고 지금은 부산과 같은 대도시가 타격을 입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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