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제조업 비중높은 부울경
첨단 산업 전환하는 기업 지원
창업·벤처기업들도 육성나서
지역 경제 살리고 일자리 창출
고질적인 인구 유출 해소 기대
첨단 산업 전환하는 기업 지원
창업·벤처기업들도 육성나서
지역 경제 살리고 일자리 창출
고질적인 인구 유출 해소 기대

부산시와 금융권이 힘을 합쳐 3조원이 넘는 펀드를 조성해 지역 기업의 업종 전환과 스케일업(고성장)을 돕는다. 전통 제조업에서 첨단 신산업으로 전환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총 2조3000억원 규모의 산업전환 펀드를 만드는 한편 창업·벤처기업 성장을 돕기 위한 총 1조원 규모의 스케일업 펀드도 조성 작업에 나선다.
11일 부산시에 따르면 전날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부산 산업전환 녹색펀드' 조성 발표 간담회가 열렸다. 부산 산업전환 녹색펀드는 부산·울산·경남 기업의 업종 전환을 위해 올해부터 2033년까지 매년 2500억원 이상 규모로 조성된다.
부울경 지역은 제조업, 특히 철강·석유화학 등 중후장대 산업 비중이 커 디지털·녹색 전환에 따른 사업 재편과 신규 투자 수요가 많다.
남동우 부산시 금융창업정책관은 "고탄소 배출의 전통 제조업 중심인 지역 산업을 첨단 산업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사업 재편 수요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중장기 대규모 모험자본이 필요하다"며 "이번 펀드 조성을 통해 9년간 신규 자금이 2조원 이상 투입됨에 따라 부울경 지역 예비중견·중견기업 투자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5대 은행이 매년 해당 펀드에 100억원씩 500억원을 출자한다. 부산시와 한국산업은행도 각각 41억원, 10억원을 매년 조달한다. 이렇게 조성된 모펀드 운용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맡는다. 자펀드는 민간 금융 자본 조달을 통해 매년 최대 2500억원 규모로 결성할 계획이다. 모펀드와 자펀드를 더해 9년간 누적 2조3000억원 규모의 펀드 자금이 부울경 지역 기업에 투입된다. 부산시는 매년 4~5개, 9년간 45개 지역 기업이 기업당 100억~500억원의 사업 전환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남 정책관은 "앞으로 9년간 사업 전환 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면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해 1차 연도 사업으로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부산시의회 사전심사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이르면 올 상반기 중 모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시는 펀드가 청년 인구 유출, 산업 노후화 등 지역 경제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부가가치 산업 구조를 고부가가치 산업 구조로 바꾸는 과정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매년 4~5개 기업이 업종 전환에 성공하면 현재 전국 14위 수준인 지역총생산이 5위권으로 성장하고, 15.6%에 그치는 고부가가치 산업 비중이 2배가량 늘어난 32%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부산시는 다음달 중 '부산 혁신 스케일업 펀드'(가칭)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지역 창업·벤처기업의 육성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된다. 올해 BNK금융그룹 100억원, 부산시 50억원 등의 출자로 모펀드 700억원을 결성하고 이를 통해 2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해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스케일업 펀드는 앞으로 5년간 1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 산업전환 녹색펀드는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부산뿐만 아니라 동남권 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지역 경제 체질을 탈바꿈할 혁신적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친환경 고부가가치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지역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