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타 줄이며 선두권으로 출발
타이틀 방어·3회 우승 청신호

‘명인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 2년 연속 우승과 함께 3회 우승을 노리는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첫 라운드를 4언더파 68타의 좋은 스코어로 소화했다. 특히 보기를 하나도 하지 않고 버디만 4개를 잡았다.
기분 좋은 출발. 셰플러도 “올해 들어 가장 준비가 잘된 대회였다”며 기뻐했다. 이어 그는 “부상 이후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다. 특별히 다른 걸 한 건 아니지만, 반복 연습을 더 많이 할 수 있었고, 그 덕에 다른 대회보다 준비가 잘됐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준비가 잘됐다고 느낀 이유로 반복 연습과 최근 경기 경험을 꼽았다. “가끔은 약간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번엔 시간이 많아서 연습과 토너먼트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말한 셰플러는 “앞서 열린 휴스턴 오픈에서 우승 경쟁에 들어간 게 특히 좋았고, 내 게임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맞춤형 준비도 설명했다. “오늘 코스는 확실히 도전적이었다. 이번 주 내내 까다로운 상황일 것 같다”고 말한 셰플러는 건조하고 맑은 날씨에 코스와 그린이 모두 단단해질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정교한 아이언샷을 위해 했던 연습이 주요했다고도 덧붙였다.
최근 마스터스 우승자들이 첫 라운드 후 상위 10위 안에 드는 경향이 있다는 질문에 셰플러는 “통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한 뒤 “그런 건 별로 생각 안 한다. 선두에 가까워질수록 이기기 쉬운 건 당연한 사실이다. 좋은 출발이 중요하고, 통계적으로도 우승 확률이 높아진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이어 “오거스타 내셔널이 주말, 특히 일요일 핀 위치가 까다롭지 않아 따라잡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고비도 있었다. 셰플러는 한 홀에서 공이 깊은 디봇(divot)에 빠진 상황을 회상하며 “좋은 브레이크와 나쁜 브레이크가 있는 법”이라고 웃은 뒤 “꽤 깊은 디봇이었는데, 다행히 샷을 칠 방법이 있었다”라며, 스탠스 뒤쪽에 공을 놓고 낮게 튀는 스키퍼(skipper) 샷으로 15피트까지 공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셰플러는 “공이 잔디에 깊이 박혀 있어서 디봇의 앞쪽에 부딪히지 않은 게 놀라웠지만, 스핀을 줘서 오른쪽 언덕을 타고 굴러가게 했고, 좋은 퍼팅 기회를 만들어 넣었다”고 설명했다.
기억에 남는 홀은 7번홀과 17번홀이었다. “7번홀에서 정말 좋은 벙커 샷을 쳤다. 스핀을 많이 줘서 홀 가까이에 붙었다”고 설명한 셰플러는 “17번홀에서는 티 샷이 왼쪽으로 가서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좋은 벙커 샷으로 8~9피트 퍼트를 넣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두 번 정도 힘든 파를 했지만 좋은 업 앤 다운으로 넘겼고, 온종일 공을 잘 컨트롤하며 좋은 플레이를 많이 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그린재킷을 입은 셰플러가 올해 또다시 우승을 차지한다면 마스터스 토너먼트 역사에서 2001년과 200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무려 23년만에 ‘대회 2연패’를 이루는 대기록도 세우게 된다.
오거스타 조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