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환의 미국에서 성공하기] 미국 유학을 선택한 많은 학생의 고민은 단연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정부가 F-1 학생비자 심사를 강화하면서 비자 발급 자체가 어려워졌다. 비자를 얻었다고 해도 이후 취업 문제는 더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미국 유학생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취업 프로그램들이 바로 온캠퍼스 잡(On-Campus Job), CPT, OPT, 그리고 캡갭(Cap-Gap)이다. 먼저 미국 학생비자(F-1) 소지자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합법적 취업 방법은 ‘온캠퍼스 잡’이다.
미국 이민국은 캠퍼스 내에서 근무하는 직종에 한해 특별한 승인 절차 없이 학생들에게 주당 최대 20시간 근로를 허용한다. 도서관, 학생 식당, 대학 서점 같은 곳에서 일하는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모든 직종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반드시 학교의 유학생 담당자(DSO)와 상의해 취업 가능한 직종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졸업 이후에는 원칙적으로 근무를 지속할 수 없으나 학사에서 석사, 석사에서 박사 등으로 계속 이어지면 예외적으로 계속 근무할 수 있다.
본격적인 경력 개발을 위한 경험을 원한다면 캠퍼스 밖 취업 프로그램인 CPT와 OPT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CPT(Curricular Practical Training)는 학교 재학 중에 전공 관련 인턴십이나 실습, 코업(Co-op) 프로그램 참여로 실무 경험을 쌓는 제도이다.
반드시 커리큘럼 필수 과정이거나 학점 인정이 가능한 형태여야 한다. CPT를 신청하려면 먼저 고용주의 일자리 제안(Job Offer)을 받아 학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중요한 점은 CPT는 참여 업체가 한정되고 승인 이후에는 고용주를 바꿀 수 없다는 제한이 있다.
반면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는 졸업 전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좀 더 유연한 프로그램이다. OPT는 CPT와 달리 반드시 특정 기업의 일자리 제안이 없어도 이민국 고용 허가(EAD)만 있다면 자유롭게 취업할 수 있다.
또한 기간 내 여러 기업에서 일해도 된다. 다만 OPT는 신청 시 이민국 승인이 필수이며 승인까지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미리 계획하면 좋다.
특히 졸업 후 미국에서 장기 취업을 고려한다면 졸업 전 OPT(Pre-OPT) 참여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졸업 전 사용한 OPT 기간만큼 졸업 후 OPT(Post-OPT) 기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OPT 기간은 보통 12개월이지만,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전공자는 최대 24개월을 추가 연장해 총 3년간 미국에서 취업할 수 있다. 단 STEM OPT 연장은 본인의 전공 CIP 코드가 미국 교육부 지정 STEM 분야에 해당해야만 가능하다.
반드시 I-20에 기재된 CIP 코드를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실제 자기 전공이 STEM으로 연장 가능한지 미리 확인하지 않아 나중에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에서 졸업 후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를 얻으려는 학생들에게 유용한 제도가 ‘캡갭(Cap-Gap)’이다. 매년 H-1B 비자 신청은 3월에 이뤄지지만 실제 취업 시작 가능일은 10월 1일이다.
OPT 기간이 보통 졸업 후 12개월이기에 10월 1일 이전에 OPT가 만료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캡갭 제도를 통해 OPT 만료 후 H-1B 취업 시작일까지 OPT 기간을 자동 연장 받아 미국 내 체류와 취업을 유지할 수 있다.
캡갭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H-1B 신청 프로세스를 정확히 따르고 세비스(SEVIS) 시스템에 제대로 업데이트되었는지 학교 유학생 담당자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OPT와 H-1B 취업비자 획득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현실이다. F-1 비자 거부율은 2024년 4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OPT와 H-1B 승인율 역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국제학교 학부모나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많은 가정이 자녀의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하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미국투자이민(EB-5)에 눈을 돌린다.
EB-5 투자이민은 일정 금액을 미국에 투자하면 복잡한 절차 없이 가족 전체가 영주권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앞으로 미국 유학과 취업 환경은 더욱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유학생과 학부모들은 OPT, CPT, 캡갭 등 취업 관련 제도에 대해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투자이민 같은 보다 확실한 대안을 고려하는 지혜도 중요하다.
치열하고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미리 준비하고 계획한 사람만이 안정적인 미국 생활과 성공적인 미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홍창환 객원칼럼니스트(국민이주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