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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탄핵 집회 주도자는 oo과 oo학번”…혐오 번지는 탄핵정국 대학가

이수민 기자
입력 : 
2025-03-03 21: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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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싼 대학가의 찬반 집회가 논란을 일으키며, 참가자들에 대한 신상 파헤치기와 과도한 비난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특히, 집회를 주도하는 대학생들이 본인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면서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신공격성 비난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익명성을 악용한 공격이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하며, 최소한의 시민의식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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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색 다른 학생 SNS 털고
인신공격성 게시글 쏟아져
“익명에 기대 죄의식 실종”
3일 전북자치도 전주시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에서 전북대·전북권 탄핵반대 대학연합회가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3일 전북자치도 전주시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에서 전북대·전북권 탄핵반대 대학연합회가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두고 대학가에서 찬반 집회가 이어지면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이 자신과 의견이 다른 쪽의 집회를 주도하거나 참가한 학생의 신상을 파헤쳐 공격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으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자신의 신상을 밝히고 탄핵 찬반 집회를 주도하는 이들에 대한 신상 파헤치기와 과도한 비난 글이 게시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찬반 입장을 막론하고 자신과 다른 정치 성향을 가진 이들에게 인신공격이나 욕설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탄핵 관련 집회를 주도한 대학생들이 본인의 이름과 소속 학과, 학번 등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집중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고려대 익명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21일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 맞불 집회를 예고하며 탄핵 찬성 집회를 주도한 대학원생 오모 씨에 대한 비난 게시글과 댓글이 게시됐다. 다수의 게시글은 오 씨의 SNS 캡처로 사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양대 익명 커뮤니티에도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주도한 김모 씨에 대한 근거 없는 공격이 이어졌다.

시국선언 영상이 생중계되면서 SNS에 이들의 얼굴이 담긴 영상이나 사진을 첨부한 인신공격성 비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X(엑스·옛 트위터)에는 고려대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주도했던 유모 씨가 시국선언에서 발언하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과 함께 유 씨의 외모를 공격하는 인신공격성 글이 다수 게시됐다. 유 씨는 “비하 의도가 명백하고 법적 처벌이 가능한 것들은 모두 고소·고발하려고 한다”며 학교 익명 커뮤니티에 제보를 요청했다.

전문가들은 커뮤니티의 익명성에 기댄 이 같은 인신공격이 민주주의 원칙과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공적인 이슈에 대해서 자기주장을 논리적으로 전개한다면 발언권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남을 음해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기본권을 넘어서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고,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본인의 이름을 가리면 과감해져 마치 게임을 하는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며 “직접 대면할 때는 표출하지 못하는 혐오표현을 죄의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하게 되는데, 이는 마치 안전이 보장된 공간에서 총싸움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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