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대학 중 53곳만 동결

정부의 등록금 동결 방침에도 전국 4년제 대학 10곳 중 7곳이 올해 신학기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대는 10곳 중 8곳이 등록금을 올렸다. 17년째 정부 등록금 동결 기조로 인한 재정난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한 대학들이 대거 등록금 인상에 나선 것이다.
21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가 21일 발표한 ‘2025학년도 대학 등록금 현황 조사 최종 결과’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190곳(사립 151곳·국공립 39곳) 중 131곳(68.9%)이 등록금을 올렸다. 특히 사립대는 전체 151곳 중 120곳(79.5%)이 등록금을 인상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사립대 64곳 중 58곳(90.6%), 비수도권은 87곳 중 62곳(71.3%)이 등록금을 올렸다. 반면 국공립대에서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전체 39곳 가운데 11곳(28.2%)이었다.
등록금을 등결한 대학은 53곳(사립 25곳·국공립 28곳)에 그쳤다. 등록금 인상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대학은 6곳으로 파악됐다.
대학 등록금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최근 3년 물가상승률의 1.5배 이내에서 인상할 수 있다. 올해 법정 인상 상한은 5.49%다. 하지만 대다수 대학은 17년 가까이 등록금을 동결해왔다. 정부가 2009년 각 대학에 등록금 동결을 권고하고, 2012년부터는 등록금 인상 대학을 ‘국가장학금 2유형’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등록금 동결을 압박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대학들이 정부의 ‘등록금 동결’ 권고를 사실상 거부하고 잇따라 등록금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대학들이 시설 노후와 교수 채용 어려움 등 재정난으로 인한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등록금 인상률은 4.00~4.99%가 가장 많았다. 등록금을 올린 131곳 중 57곳(43.5%)이 여기에 해당했다. 올해 등록금 인상 법정상한(5.49%)까지 올린 대학도 9곳(사립 6곳·국공립 3곳)에 달했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처장은 “지역 소멸 시대에 지역 대학을 육성하려면 평균 등록금 이하 대학에 대해서는 학교 사정에 따라 법정한도 이상으로 인상할 수 있도록 하고, 별도로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학이 등록금 이상으로 교육비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이제는 정부가 대학 등록금 동결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