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즉각 퇴진하라” VS “사기탄핵 규탄한다”
서울대·고려대 등에서도 학생들 간 의견 대립
![연세대 재학생 및 동문들이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즉각 퇴진하라’ 연세대 행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02/10/news-p.v1.20250210.fa78733e51634e7d9de95e051bd7afc4_P1.jpg)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찬반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학가에서도 같은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줄을 잇던 초기 분위기와 달리 탄핵 반대 측 여론이 점차 결집하며 찬반 양측이 대치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10일 오후 연세대에서는 탄핵 찬성 측과 탄핵 반대 측의 맞불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지난해 12월 12일 연세대에서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윤 대통령 퇴진요구안 의결’에 대한 학생총회가 열린 후 공식적인 첫 집회다.
탄핵 찬성 측은 이날 오후 1시 학교 정문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약 21명의 재학생, 동문, 일반인이 모였다. 이들은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 연세대 행동’이라는 현수막과 ‘쿠데타 옹호 말이 되냐! 민주주의 지켜내자’ ‘서부지법 폭동 강력 규탄한다’ ‘열사 정신 계승하자’ 등의 팻말을 들었다.
![연세대 재학생 및 동문들이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즉각 퇴진하라’ 연세대 행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02/10/news-p.v1.20250210.58a3bc9294a0469f9b90e55fcf7712dc_P1.jpg)
학내 탄핵 찬성 집회를 주도한 연세대 사회학과 4학년 김태양 씨는 시국선언을 낭독하며 “반민주적 폭거를 저지른 윤석열과 쿠데타 동조자들에 대한 심판은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극우 세력은 서부지법 난동 같은 폭력 사태까지 일으키며 탄핵 절차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며 “대학에서도 극우의 논리가 고개를 들고 있고 연세대, 서울대, 한양대 등에서 탄핵 반대 시국 선언을 하겠다는 일부의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세대 학생총회 참석자 2733명 중 2704명이 윤석열 퇴진에 찬성한 데서 드러나듯이 다수의 학생들은 윤석열 퇴진을 바라고 있다”며 “윤석열 퇴진이야 말로 민주주의를 지키고 이한열, 노수석 정신을 올바르게 잇는 일”이라고 외쳤다.
이들은 “계엄이 웬 말이냐 윤석열은 퇴진하라” “쿠데타 옹호 규탄한다 민주정신 지켜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재학생 및 동문의 연대 발언이 끝난 후에는 학생회관 앞까지 행진해 탄핵 반대 측을 마주하고 탄핵 촉구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연세대 행동 재학생 및 동문들이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준비중인 학생들 맞은편에서 ‘윤석열 대통령 즉각 퇴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충우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02/10/news-p.v1.20250210.fae0b032390e4a3aa35e47ef932b9afa_P1.jpg)
탄핵 반대 측은 약 14명의 재학생이 모여 오후 2시부터 학생회관 앞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이들은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연세인 시국선언’이라는 현수막을 펼치고 ‘사기탄핵 규탄한다’ ‘부정선거 검증하라’ 등의 팻말을 들었다. 집회 시작에 앞서 재학생임을 증명하기 위해 학생증을 보여주기도 했다.
![연세대 재학생들이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학생회관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책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02/10/news-p.v1.20250210.58149818401542c68b7fb8cecdd96034_P1.jpg)
학내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4학년 박준영 씨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의 학생회에서 일반 학생들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합하지 않은 채 계엄을 규탄하는 입장을 밝혔고, 연세대 학생총회에서도 학생회가 주도해 퇴진 시국 선언에 참여하라는 여론을 만들었다”며 “다른 의견을 가진 연세 학우도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권리가 있기에 시국 선언을 주최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을 낭독하며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이 아니라 이미 무너진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 것”이라며 “대통령을 내란죄로 몰아 탄핵을 일으켰던 야당이 정작 탄핵소추안에서는 내란죄를 뺀 사기 탄핵을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재학생들이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학생회관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책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https://pimg.mk.co.kr/news/cms/202502/10/news-p.v1.20250210.586b366d8efb4b78a2bde6cf6433dca2_P1.jpg)
연세대뿐 아니라 서울 내 타 대학에서도 학생들 간 탄핵 찬반 의견이 갈리는 중이다.
서울대 도서관 게시판은 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대자보로 포화상태고, 서로의 대자보가 보이지 않게 대자보를 위에 덧붙이고 찢은 모습도 보인다.
고려대 학생 익명 커뮤니티에서도 탄핵 찬반에 관한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7일 한 학우가 탄핵 반대 시국 선언문 서명을 촉구하는 글을 게시하자 9일 또 다른 학우가 이에 공개 반박문을 게시하며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공개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탄핵 찬성 또는 반대를 주장하는 대학생 모임도 속속 생기고 있다. 탄핵 반대 대학생 모임인 ‘자유수호대학연대’의 김준희 대표는 “대학교에서 탄핵 찬성 시국선언만 열리는 것을 보고 뜻을 같이하는 대학생들이 모여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하기 위해 단체를 만들었다”며 “현재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카이스트, 한국외대 등 다수의 대학교에서 약 90여 명의 학생들이 모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