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4차 오전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5/22/news-p.v1.20250522.5bca90c6dc21472ea0ef3232d8de17ba_P1.jpg)
6·3 대선이 1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안팎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더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일 나오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으로 그와 국민의힘은 무관해졌다는 게 당의 공식 입장이지만, 명확하게 다른 노선임을 천명하지 않으면 선거에 악수(惡手)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한동훈 전 대표는 22일 당내 친(親)윤석열계 인사들을 겨냥해 “이번 대선은 친윤 구태를 청산하는 혁신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과 싸움 다운 싸움을 할 수 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비판했다.
그는 “친윤들은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뒷배로 호가호위하고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망상을 옆에서 자극하고 이용해서 나쁜 정치 해 온 사람들”이라며 “급기야 새벽 당내 친윤 쿠데타까지 일으켰고 실패했다. 실패했는데도 물러날 생각이 없다. 부끄러움을 모른다”고 날을 세웠다.
한 전 대표와 그의 측근들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그리고 당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둬야 한다고 최근 수일간 목소리를 내왔다.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으로 파면돼 치러지는 조기 대선인 만큼 그와 ‘절연’하지 않으면 민주당에 승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친한계 인사로 분류되는 박상수 전 국민의힘 인천서구갑 당협위원장도 전날 SNS를 통해 “최근 우리 당 정치인으로부터 막상 빅텐트를 쳤는데 텐트 안에 윤석열과 전광훈만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선거가 진행될수록 덮어놓고 뭉치자는 말들이 많지만, ‘윤 어게인(Yoon Again)’과 선을 긋지 않고 보수는 재건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4차 오전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5/22/news-p.v1.20250522.1f9c74ecea19413297c3e6dfe411c09e_P1.jpg)
윤 전 대통령이 당을 떠난 방식이 강제 출당 조처가 아닌, 자발적 탈당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도부는 윤 전 대통령이 모든 정치적 책임을 졌다고 보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그에게 선택권을 준 것 자체가 직접 책임을 물은 게 아니란 비판이 나온다. 파면된 전 대통령과 연을 이어가는 듯한 태도를 보일수록 중도층 표심을 민주당·개혁신당 등에 내어줄 수 있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당 안팎이 어수선한 가운데 전날 윤 전 대통령이 부정선거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한 점도 구설에 올랐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이런 영화는 오해가 일어나니 안 된다, 이런 영화를 보시면 우리 표 떨어지지 않느냐’ 이런 소리를 하기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애써 선을 그었지만, 동시에 “부정선거 의혹을 완전하게 일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민주당의 집중 공세를 받았다.
김 후보와 당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과 연대도, 절연도 명확하지 않은 모호한 태도를 이어가면서 김 후보가 추진 중인 범보수 진영 단일화도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한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 대선이 열흘 정도 남지 않았나.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이쯤 되면 진짜 빅텐트는 저쪽(민주당)”이라며 “잃을 게 더 많은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뛰고 (윤 전 대통령과) 관계를 끊어냈어야 개혁신당이든, 누구든 접촉하는 것도 의미가 있었을 것”이라고 쓴소리했다.
실제로 중도 보수를 표방해 온 이들은 최근 이 후보와 민주당을 향한 지지를 속속 선언하는 분위기다. 전날에는 문병호 전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당 지역위원장 출신 인사 41명이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김상욱 의원도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도 이 후보 지지를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