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메이커스 ◆
지난 대선 경선부터 이재명과 호흡
당시 버스타고 지방가는 매타버스 히트
李가 조언 챙겨듣는 의원으로 꼽기도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서울 강북갑)은 지난 20대 대선 당시 민주당 경선부터 ‘친이재명계’ 핵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당내에선 전략·기획·정무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이재명 전 대표와 함께 하면서 다양한 역할을 부여받고 있다. 현재 당 전략 총책임자로서 이번 대선에서도 민심을 파고들 히트상품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천 의원은 1993년 경희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이후 시민운동을 했고 2011년부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호흡을 맞췄다. 서울시에서 기획보좌관, 비서실장 등을 지냈는데, 이 당시 박 전 시장에게 올라오는 보고서 등을 검토하면서 행정 업무를 경험했다.
박원순계로 분류됐던 그는 2022년 대선 당내 경선을 앞두고 이 전 대표와 인연을 맺는다. 당시 대선에서 천 의원은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단장을 맡아 관련 아이디어와 동선까지 직접 챙기면서 최고 히트 상품을 만들었다.
이른바 ‘경청 프로젝트’였는데 기존 대선후보들이 가보지 않았던 지역까지 방문해 장터 등 현장 민심을 청취한 결과 해당 지역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매타버스 준비 당시 당내에서 “지방 내려가는 것은 2등 전략”이라며 반대 여론도 있었지만 ‘시즌2’로 이어지는 반전을 선보였다.
지난 대선 이후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1기에서 당대표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기에서는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사석에서 ‘쓴소리’를 포함해 조언을 챙겨듣는 의원으로 천 의원을 꼽기도 했다고 한다. 친명계 핵심 의원은 “큰 흐름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고 이념보다는 실용을 강조한다”고 평했다.
특히 대선 패배 후 당대표를 맡고 중앙정치에 본격 입문한 이 전 대표에게 “성남시장·경기도지사는 행정 공무원들을 통해서 강하게 밀어붙일 있지만 당 조직은 그렇지 않다”라며 “너무 많은 걸 하려고 하지 말고 중요한 핵심 과제 몇 가지만 선정해서 제대로 해라”는 조언도 건넸다.
천 의원은 당내에서 겸손하면서 부지런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배경엔 그의 부모님이 있다고 그는 늘 말한다.
천 의원의 어머니는 광주 학동에서 태어나 일찍 부모를 여의고 상경해 동대문 광장시장에서 30여년 동안 생선 장사를 했다. 천 의원이 20대 때 어머니에게 동대문에서 제일 좋은 조기를 판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에 관해 묻자 어머니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고 했다. 즉 성실하고 정직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또 첫 국회의원 선거 낙선은 그를 더 내적으로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2016년 민주당의 양지로 불리는 강북지역에 공천을 받았지만 패배했다. 당시 민주당이 예상을 깨고 새누리당을 누르고 원내 1당이 됐고, 서울에서 민주당(35석)이 새누리당(12석)을 압도했던 선거였다.
천 의원도 낙선의 충격이 상당했다. 패배 후의 시간 동안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요즘처럼 원외 정치인이 활동할 공간도 많지 않았던 시절이다. 4년 후 원내 입성한 뒤 그는 “첫 선거에서 떨어져 본 경험이 있는 의원과 그렇지 않은 의원은 배지의 무거움을 느끼는 게 다른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는 정당쇄신 및 당원권 강화에 관한 관심도 높다. 민주당 전 당원 투표 제도 도입에도 역할을 했었다. 2017년 8월 문재인 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정당발전위원회(정발위)를 출범한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위원장이었고 원외였던 천 의원을 비롯해 이 전 대표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정발위의 목표가 △당원권 강화 △당의 체력 강화, 체질 개선, 문화 개선 △100만 당원 확보와 인프라 구축 등이었다. 당시 정발위가 큰 힘을 내진 못했지만 결국 이 전 대표와 천 의원이 주류가 된 현재 이런 목표가 현실화한 것이다.
출생 = 1971년 서울
학력 = 대광고, 경희대 사학과, 경희대 행정대학원 자치행정학과 석사
경력 = 경희대 총학생회장, 박원순 서울시장 비서실장, 21·22대 국회의원(서울 강북갑), 더불어민주당 원내기획부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 비서실장,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