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산불 현장 찾고 NSC 개최도
연일 대내외 현안 챙기고 있지만,
美 관세폭탄 예고에 野 압박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직무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3/29/news-p.v1.20250328.73443b3f315b475b9dc474c94f4a8d5c_P1.jpg)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자리를 떠났던 한덕수 국무총리가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직에 복귀한 지 엿새째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정국이 소란스러운 것은 물론, 대내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자 한 대행이 연일 진두지휘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27일 국회에서 탄핵소추됐던 한 대행은 87일 만인 이달 24일 오전 헌재의 선고 결과 발표 직후 곧바로 직무에 복귀했다. 헌재의 선고 20여분 만에 정부서울청사에 도착한 한 대행은 곧바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20분간 면담했다.
한 대행이 직에서 물러난 기간에는 정부조직법에 따라 그다음 승계 서열인 최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왔다. 두 사람은 주요 국정 현안에 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한 대행은 같은 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 산불로 큰 피해가 난 울산 울주군과 경북 의성군, 경남 하동군 등 3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피해자 지원을 위한 범부처 차원의 조치가 이뤄진다.
오후 중에는 직접 경북 의성군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를 방문하기도 했다. 한 대행은 임상섭 산림청장으로부터 산불 진화·대응 상황을 보고받았다. 의성체육관에 마련된 주민대피소도 방문,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며 지자체와 관계 부처에 부지런한 대응을 지시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상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국무총리실,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3/29/news-p.v1.20250328.3bc732cd7db0485fa9cbd7044588832b_P1.jpg)
복귀 첫날밤에는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까지 개최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 자리에서 “미국 신(新) 행정부와 외교·국방·경제·안보 등 핵심 현안에 대해 적시에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각 부처에 주문했다.
이튿날인 25일 오전에는 통상관계장관 간담회가 개최됐다. 한 대행은 그간 경제부총리가 주재해오던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국무총리 주재의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로 격상시켰다.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 증가에 대한 대응력을 제고하자는 차원이다.
간담회에는 최 부총리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성태윤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했다. 한 대행은 이날 대미(對美) 협의 진행 상황 등을 보고받았다.
26일에는 산불방지 긴급 대국민 담화가 있었다. 한 대행은 “역대 최악의 산불에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로 맞서고 있으나, 상황은 심상치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도 역시 담화문 발표에 앞서 한 대행 주재로 중대본 회의가 이뤄졌다.
주 후반인 27일과 28일에도 한 대행의 업무는 숨 쉴 틈 없이 이어졌다. 27일에는 경제6단체장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 우리 기업 이익 보호를 위한 ‘맞춤형 기업지원’을 약속했다. 산불 사태에 의한 이재민 구호와 지원도 차질 없이 챙길 것을 행정안전부에 틈틈이 지시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 2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천안함 피격 실종자 수색 도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 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3/29/news-p.v1.20250328.4c4769ccaa6d4d638a93e1fdf58eeef5_P1.jpg)
28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개최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고, 국제사회와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감히 대한민국을 넘볼 수 없도록 안보 태세를 확고히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훈 가족과 참배객에 대한 격려도 놓지 않았다.
한 대행이 연일 국정 현안에 매진하고 있지만, 대내외 정세가 안정적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헌재의 선고를 앞두고 정치권의 대립이 첨예한데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촉구하며 야권이 연일 압박하는 상황이다.
또 내달 2일에는 미국 정부가 자국에 고관세를 부과하는 15개국 ‘더티(Dirty) 15’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더티 15로 지정된 나라에는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한국도 이에 포함될 나라로 거론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주말 동안 한 대행을 주축으로 외교·통상당국이 미국 정부와 접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주미대사 출신인 한 대행이 직에 복귀함으로써 윤 대통령 부재에도 급한 대로 대미 협상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더티 15 발표 발표가 이뤄질 즈음 한 대행은 국내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 총수와 회동도 진행한다. 미국의 상호관세를 포함한 통상 이슈 대응 방안을 민관이 함께 모색하자는 차원이다. 총리실 등에 따르면 구체적 일정은 현재 조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