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당시 여의도로 가던 중
여권인사가 “체포되면 죽을 수 있다”
“계엄 다음날 윤 대통령 만났을 때
방첩사 체포조 먼저 얘기해 의아”
저자 소개에 21년 검사 경력 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의원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20/news-p.v1.20250220.0db819c3397a4e0584f5d6bda6ebaa3a_P1.jpg)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쓴 책 ‘국민이 먼저입니다’가 예약 판매를 시작한 가운데 저서에 12·3비상계엄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4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윤) 대통령은 자신이 ‘국회 해산도 할 수 있었는데도 국회 해산을 하지 않았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취지의 대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저자 소개에 ‘21년 검사’ 이력을 넣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검사 출신’이라는 점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국회 해산’은 헌법에 없는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을 들어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으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예약 판매를 시작한 한 전 대표의 저서 ‘한동훈의 선택―국민이 먼저입니다’에는 이 같은 내용의 계엄 비화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당 대표 사퇴까지의 14일 300시간의 이야기가 담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경고성 계엄’ 주장에 대해 “의원들이 모이기 어려운 오후 10시 넘어 기습적으로 계엄을 선포한 것을 보면 윤 대통령에게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를 막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는 취지로 서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국회 해산 발언에 한 전 대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가 나중에 비상입법기구를 만들 계획이 있었다는 걸 알고 황당한 발상이라고 여겼다고 한다.
또한 ‘정치인 체포조’ 논란과 관련해선 한 전 대표는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여의도로 가던 중 여권 인사로부터 “체포되면 정말 죽을 수 있다. 그러니 즉시 은신처를 정해서 숨어라. 추적 안 되게 휴대폰도 꺼놔라. 가족도 피신시키는 게 좋겠다”는 언질을 받았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4일 윤 대통령 면담 자리에서 한 전 대표가 “여당 대표를 체포하려 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물었고 윤 대통령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 만약 정치인 체포를 하려 했다면 방첩사령부를 동원했을 텐데 이번 계엄에서 방첩사를 동원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부인한 상황도 책에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는 방첩사령부가 정치인 체포조를 가동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기 전인 데다 자신이 언급하지도 않은 방첩사 얘기를 윤 대통령이 먼저 거론하자 한 전 대표는 “갑자기 방첩사 얘기는 왜 하는지 의문”이라고 의아함을 표시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가 비상계엄 해제를 위해 국회로 진입하던 당시 이를 막던 경찰에게 “정말 이럴 것이냐”고 설득해 경내로 들어갔던 당시의 상황과, 체포에 대비해 비상계엄 반대 인터뷰를 미리 녹음한 사실도 책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쓴 ‘국민이 먼저입니다’. [사진=메디치미디어]](https://pimg.mk.co.kr/news/cms/202502/20/news-p.v1.20250220.2e8bf1bd11e14ec58e7380ee46a068b8_P1.jpg)
한편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국내 주요 서점에 따르면 한 전 대표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는 예약판매가 개시된 19일 오후 4시 기준 각 서점 실시간 베스트 순위 1위에 올랐다.
출판사 소개글에는 “이 책에는 계엄의 바다를 건너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는 한동훈의 국민을 위한 ‘선택’과 ‘생각’이 오롯이 담겨 있다”며 “이 책은 ‘한동훈의 선택’과 ‘한동훈의 생각’ 두 파트로 구성돼 있다”고 했다.
저자 소개에는 한 전 대표가 태어나고 유년 시절을 보낸 지역, 출신 대학과 군 복무 지역, 주요 정치 이력 등이 담겼다.
출판사는 “1973년 서울 중화동에서 태어나 충청북도 청주 모충동에서 자랐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공군 법무관으로 입대해 36개월간 강릉 18전투비행단에서 복무한 뒤 대위로 전역했다”며 “국민의힘 당 대표와 비상대책위원을 지냈으며, 그에 앞서 법무부장관으로 일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21년간 재직한 검사 경력은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