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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깃발’ 든 이재명 선언에 당내 갈등 확산

배윤경 기자
입력 : 
2025-02-19 15:07:35
수정 : 
2025-02-19 1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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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의 정체성을 '중도 보수 정당'으로 규정하면서 당내 반발이 커지고 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정체성을 변경할 권한이 없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상대적으로 진보적 입장인 민주당의 현 스탠스가 중도 보수라고 주장하며 이 대표의 발언을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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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4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서울고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4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중도보수 선언’을 하면서 민주당 내에서 반발도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반도체법 주 52시간 특례안이 통과할 여지가 있나, 민주당 정체성이 바뀌는 건가”란 질문에 “민주당은 원래 진보 정당이 아니다.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 보수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앞으로 대한민국은 민주당이 중도 보수 정권으로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용을 강조하더니 이제는 민주당이 보수 정당이 되겠다는 건가”라며 “(이 대표는) 어제 발언을 취소해야 한다. 실언이라고 인정하고 민주당 지지자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꿀 권한이 4년짜리 대표에게 있지 않다. 민주당 의원들이 나서서 민주당 노선이 중도 진보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박정희가 경제성장만을 이야기할 때 민주주의와 인권을 확장하기 위해 싸워온 정당, 반칙과 특권을 넘어 평등한 세상을 위해 헌신해온 정당인데 이런 민주당의 역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 대표의 ‘중도 보수 정당’ 발언에 대해 “이 엄중한 시기에 왜 진보-보수 논쟁을 끌어들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자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이자, 70년 자랑스런 전통을 가진 정당”이라며 “김대중 대통령은 민주당을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은 강령에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강령은 당의 역사이자 정신”이라며 “진보의 가치를 존중하며 민주당을 이끌고 지지해온 우리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11일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 현안질문’이 진행되는 국회 본회의에서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11일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 현안질문’이 진행되는 국회 본회의에서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 대표에 동조하는 의견도 나온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사실 민주당의 스탠스(자세)는 중도 보수, 합리적 보수라고 할 만하다”며 이 대표의 발언을 사실상 지지했다.

그는 “우리 정치 지형이 보수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다. 국민의힘은 극우적인 성향까지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 평가된다”며 “우리보다 더 왼쪽으로는 조국혁신당, 진보당, 정의당도 있다. 그렇게 보면 민주당은 중도 정당인데, 현재로서는 진보적 지향을 가진 중도 정당”이라고 말했다.

진보 진영이 새롭게 재편돼야 한다는 이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서는 “진보 진영도 극단적인, 급진주의적 입장을 취할 게 아니라 합리적 진보, 또한 합리적 중도 보수까지 아우를 수 있는 정도의 넓은 틈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라며 “민주당의 정치적 현 시점, 현 수준이 합리적 보수나 중도 보수라고 이야기 될 수 있는 곳까지 대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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