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13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동료의원들에게 탄핵 찬성에 나서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14/news-p.v1.20250214.830b0113041e4c91aabcc7fda057f4ef_P1.jpg)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울산시당위원장 자리에서 자진사퇴한다고 14일 밝혔다. 12·3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한 뒤 원내는 물론, 지역구(울산 남구갑)가 위치한 울산 보수진영에서 압박을 받아온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옳음을 추구함에 값을 치러야 한다면 달게 받을 것”이라며 울산시당위원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당초 울산시당 운영위원회는 오는 15일 시당위원장 교체 건의안을 준비 중이었다.
김 의원은 “울산지역 6개 당협의 실질적 추대로 시당위원장이 됐으나, 더는 추대의 실질을 유지할 수 없기에 사퇴하는 것이 민주적이라 판단했다”며 “비록 울산 시당위원장을 사퇴하지만, 품격있는 참 민주 보수의 가치를 추구하고 실행해가는 용기와 소신, 그리고 행동은 더욱 굳건히 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 당협의 실질적 추대가 철회된 것은 제가 비상계엄해제와 대통령 탄핵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나, 저는 이를 후회하지 않는다”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비상계엄을 해제하고,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국회의원이라면 정당을 떠나 행동해야만 하는 최소한의 당위이자 자격”이라고 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9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혐의 및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 긴급현안질의를 위한 본회의에 참석한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14/news-p.v1.20250214.811face310314d16a7b2cf2fe9b8b8f5_P1.jpg)
그러면서 “12·3 사태의 정의롭지 않은, 잘못된 명령에 따르지 않고 ‘명예로운 불복종’으로 나라를 구한 많은 분을 떠올린다”며 “‘명예로운 불복종’의 용기가 귀감이 되어야 미래에 다시 있을 수 있는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하고, 정의로움이 지켜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견 이후 다시 기자들과 만난 김 의원은 ‘다시 비상계엄 사태 당시로 되돌아가면 똑같은 선택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비상계엄 해제와 (윤 대통령) 탄핵 가결에 앞장섰던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또 가장 자산으로 남는 시간”이라며 “백번, 만번 시간을 돌린다 하더라도 당연히 할 수밖에 없는 선택”이라고 힘줘 말했다.
또 “정치의 목적은 국민을 지키고 국민을 위하는 데 있다”며 “명백하게 헌정질서를 깨뜨리고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순간에 국회의원이 비상계엄 해제에 나서지 않고, 또 전쟁이나 제2의 비상계엄으로 갈 수 있는 위험한 대통령을 멈추지 않는다면 그건 국회의원의 자격이 의심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하는 이유가 사리사욕이나 당리당략 때문이라면 공인으로서, 또 공당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명예로운 불복종에 대한 우리 사회의 논의와 관심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14/news-p.v1.20250214.5ccfd502a9b345cdb45803d32d6802ee_P1.jpg)
이날 여러 차례 언급한 ‘명예로운 불복종’과 관련해서는 “상부의 명령에 불복종했던 계엄군 중 일부는 괴롭힘을 당했을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조직에서 배신자 소리 듣는 사람도 분명히 또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분들이 배신자일까? 그분들이야말로 용감하게 명령에 불복종함으로써 나라를 구하신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과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항쟁에 나섰던 시민들을 언급하며 “지시에 따르는 건 쉬운 일이다. 하지만 국가와 국민, 정의와 올바름을 위해서 명예로운 불복종을 선택하는 건 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의원은 ‘쌍특검법(내란 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서도 찬성표를 던지는 등 당론과 다른 행보를 이어가면서 당 지도부 및 의원들과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달 8일 쌍특검법 재표결 이후에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그에게 공개적으로 탈당을 권유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미력하지만, 우리 국민의힘에 남아서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데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탈당 전망에 재차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