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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반도 비핵화 먼저 주장했다 [통일부 문서공개]

김상준 기자
입력 : 
2025-02-13 15: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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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표방하며 핵 개발을 강행하는 가운데, 과거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하고 남북 간의 민족적 연대를 강조했던 점이 드러났다.

통일부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30여년 만에 북한의 대남 정책을 180도 전환한 것으로 확인되며, 이는 남북관계의 뿌리를 흔드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북한은 1993년 NPT 탈퇴 이후 핵 개발을 재개했으며, 김 위원장은 최근 핵무력 강화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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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1990년 남북회담 문서
‘두 국가’ 인상 주는 용어 자제 제안
“南콘크리트 장벽 허물어야” 주장도
김일성이 나서 비핵화도 강력 주장

김정은 체제와는 180도 다른 모습
金, 최근 ‘적대적 두 국가론’ 선언
남북 연결도로 폭파하고 장벽 설치
“핵 능력 고도화 지속” 방침도 천명
1990년 1월 31일, 판문점 북쪽에 있는 통일각에서 남북고위급회담 제6차 예비회담이 개최됐다. [사진=통일부 제공]
1990년 1월 31일, 판문점 북쪽에 있는 통일각에서 남북고위급회담 제6차 예비회담이 개최됐다. [사진=통일부 제공]

‘적대적 두 국가론’을 표방하고 공공연하게 핵 개발을 강행하고 있는 북한이 과거에는 ‘한 민족’을 강조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정학적 변화에 따른 대외정책의 변화는 이해할 수 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남북관계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는 평가다.

13일 통일부는 1984년 9월부터 1990년 7월까지 정치·경제 등 분야 남북회담 문서 2000쪽 이상이 담긴 남북대화 사료집 12, 13권과 남북대화 사료집 회의록 제2권을 공개했다.

문서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여년 만에 북한의 대남 정책 기조를 180도 전환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2023년 말 ‘적대적 두 국가론’을 선언했는데, 과거 북한은 한반도에 2개 국가가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용어 사용까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1985년 11월 5차 남북경제회담에서 북한은 합의서에 국호를 쓰지 말자고 제안했다. 북한 측은 당시 “북남경제회담에서 채택하는 합의서는 나라 사이에 채택하는 합의서가 아니라 한 나라 안에서 같은 민족끼리 경제협력과 교류를 실현하기 위해 채택하는 합의 문건인 만큼 국호를 써넣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1989년 11월 고위급회담 4차 예비회담 때는 회담 명칭에도 신경을 썼다. 북한은 우리가 회담 명칭을 ‘총리회담’으로 제안한 데 대해 “이는 나라와 나라 사이 회담에서 사용되는 명칭”이라면서 반대했다.

과거 북한은 남북 간 물리적 연결을 유지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1990년 1월 고위급회담 6차 예비회담 당시 북한은 우리 군이 휴전선 인근에 대전차 방어 목적으로 설치한 콘크리트 장벽을 비판했다.

북한 측은 당시 “나라 한복판을 가로지른 콘크리트 장벽은 민족분열과 북남대결의 상징”이라며 “민족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콘크리트 장벽을 허물고 자유래왕과 전면개방을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행태와 비교된다. 북한은 지난해 DMZ(비무장지대) 북쪽에 장벽을 세우더니 남북을 연결하는 도로와 철로도 전격 폭파했다.

한반도 비핵화 역시 북한이 강력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86년 김일성 북한 국방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에서 “조선 민족을 멸살시키고도 남을 핵무기를 남조선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도 “공화국 정부는 남조선에서 핵무기를 철수시키며 조선반도를 비핵지대·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남한에는 주한미군 전술핵이 배치돼 있었다.

남한은 이후 1991년 한반도 비핵화를 이행했다. 1990년 9월 한국-소련 수교 이후 1991년 노태우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했고, 남한에 있던 주한미군 전술핵은 전량 철수됐다.

그러나 북한은 1993년 3월 NPT(핵확산금지조약)를 탈퇴하고, 핵 개발을 재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8일 건군절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을 축하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 등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해서 핵무력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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