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는 당내 중진 접촉 늘려
여권1위 김문수 출마언급 피해
오세훈도 헌재 결정 일단 관망
유승민, 與주류와 차별화 시도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사진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05/news-p.v1.20250124.a1dfda393eb04264b6129dd8d03afe96_P1.jpg)
이르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탄핵심판 결론을 앞두고 여권 내 잠룡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잠행을 계속하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김종인·조갑제 등 원로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신기자들을 만나 신년 간담회를 진행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설 연휴기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데 이어 최근에는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를 만나 정국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한 국민의힘 의원은 “한 전 대표가 정치권 원로들을 차례차례 만나왔다”면서 “그분들이 만나자고 해서 만나는 것이지 먼저 연락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원로들과의 만남에서는 탄핵 인용 여부와 이후 정국의 향배, 보수진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친한계 의원은 “한 전 대표는 조기대선이 확정되면 출마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면서 “오 시장과 포지션이 겹치는 부분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이 어떤 역할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선에서 맞붙더라도 단일화 가능성은 없다는 이야기다.

오 시장도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2025년 신년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고 “질서 있는 사고 수습 과정을 지켜보는 전 세계인이 대한민국의 성숙한 민주주의에 상당히 놀라움을 보이고 있고 그 회복력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한국을 대표해 한국이 여행을 해도 좋을 만큼 안전한 나라라는 홍보에 나선 것이다.
오 시장은 조기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직 시장으로서 시정에 전념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 출마에 대한 언급은 가급적 자제하는 편”이라며 “헌법재판소에서 결정이 나온 이후에 상황을 봐서 명확하게 답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장 직을 또다시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었던 오 시장이 최근에는 완전히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최근 관계가 소원했던 여당 내 인사들과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홍 시장의 최측근 인사에 따르면 최근 일부 국민의힘 인사들이 홍 시장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은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앞서 홍 시장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1대 1로 토론에 나서 보수층을 대변하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홍 시장 최측근 인사는 “홍 시장도 토론 프로그램에 나가봐야 말발이 서지 않는 상황이라는 걸 잘 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이 유 전 장관을 상대로 말이라도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를 마친뒤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검토하거나 생각한 것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재판과 계엄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이를) 단정할 수 없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는 등의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나는 특별히 한 일이 없고 상식적인 이야기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구속 안 되는 것이 좋겠다’ ‘대통령이 석방되면 좋겠다’ ‘탄핵이 없으면 좋겠다’ 외에 한 이야기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