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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난입·시위 절반이 2030男…“얼굴 지워 달라” 유튜버에 애원

이가람 기자
입력 : 
2025-01-21 12:26:27
수정 : 
2025-03-06 17:24:59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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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청년층의 과격행동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최근 서울서부지방법원 습격 사건과 관련해 다수의 20·30대가 체포되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인정받으려는 욕구와 폐쇄적 커뮤니티의 영향을 받아 극단적인 행동으로 나섰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남성단체들은 관련 영상 삭제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사회에서는 젊은이들이 극단적인 행동에 흔들리지 않고 자정작용을 촉진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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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출입구가 폐쇄됐다. [사진 = 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출입구가 폐쇄됐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명목으로 과격행동에 나선 청년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체로 20·30대 남성이 폭력 시위를 주도하거나 유튜브를 통해 선동 발언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법원 습격 사태와 관련해 90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20대와 30대가 46명(51%)에 달했다. 이 가운데 46명이 서부지법 내부 침입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역시 20대와 30대가 25명(54%)으로 가장 많았다.

경찰과 검찰은 이번 폭력 사태에 연루된 시위자를 모두 구속 수사하겠다고 엄벌을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서부지법 내부 침입 46명 ▲공수처 차량 저지 10명 ▲경찰관 폭행·서부지법 월담 10명 등 6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신병 처리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나머지 24명은 유치장에 수용된 상태다. 공무집행방해와 특수공무집행방해, 건조물 침입 등 혐의가 적용됐다.

통상적으로 극우·보수 집회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고령층이 시위를 이끌어왔는데, 이번 서부지법 사태는 청년층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방송을 분석해 보면 젊은 남성이 대부분이다. 앞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에서 진행된 시위에서도 대통령 체포를 저지하겠다며 젊은 남성들이 모였다. 스스로를 백골단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난입했다. [사진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20·30대 남성들의 인정받으려는 욕구와 폐쇄적 커뮤니티의 영향, 탄핵 집회의 선두에 선 여성에 대한 반발 심리 등이 극단성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같은 성향끼리 모여 정치 이념에 동조하기를 넘어서 행동으로 옮기는 행위를 통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동아일보에 “탄핵 찬성 집회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젊은 여성에 대한 경계심과 반발감이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도 엄연한 정치 세력이라는 과시를 통해 자기 존재를 나타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커뮤니티로 연결되는 부족주의 내지 공동체가 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춘식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도 “(자신의 의견이) 현실 정치에 영향을 미치면 희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남성단체들은 법원에 난입해 폭력행위를 저지른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모습이 담긴 게시물을 삭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유튜브 영상에는 시위대의 얼굴 및 착장, 진입 경로, 기물 파손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는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시민들의 얼굴이 나온 영상, 유리 깬 영상은 다 채증 영상으로 쓰인다”며 “(영상이) 채증돼 있으면 시민들 다 잡혀가니 유튜버들은 영상을 내려야 한다”고 울먹이며 요청했다.

다만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단면만 보고 전체를 폄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수의 젊은이가 극단적인 유튜브·인터넷방송과 가짜뉴스에 흔들리지 않고 자정 작용을 권장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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