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어·이론·문제풀이에 집중하는 국내 학생용 자료와 달리 시각적으로 금융과 경제 현상을 복합적으로 설명하면서도 학습자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자료라 생경했다”
국내 모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30년차 베테랑 교사가 호주의 금융교육 기관을 방문하고 기자에게 밝힌 소회다. 한국에서는 주로 용어와 이론을 줄글 형태로 설명해주고 입시용 문제풀이에 집중한다. 예를 들면 정기예금과 적금의 차이, 이자의 의미를 이론과 개념 설명 중심으로 진행하는 식이다.
반면 호주의 금융교육 기관 관계자들은 모두 ‘실생활 접목·학생 참여형’ 금융 교육을 강조하고 있었다.학생들이 금융 개념을 어떻게 실제로 써먹을 수 있을까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 주제를 선정할 때도 실생활과 연관된 주제를 먼저 정하고, 이를 학생이 적용하면서 다양한 경제 및 금융 개념을 배울 수 있게끔 설계돼 있었다.
‘세금’을 배울 때는 아르바이트 시급 등의 사례로 직접 세금을 계산해보는 식이다. 신용카드와 대출 개념을 설명할 때는 자신의 지출 목표를 세워 어느 정도의 소비가 적당한지, 또 어떻게 투자를 해 예산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분석하기도 했다. 한국보다 좀 더 폭넓은 분야의 금융 교육을 실제 적용하는 연습을 하는 셈이다.
최근 금융 문해력 하락 문제가 심화하면서 금융교육의 중요성이 계속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경우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금융교육 관련 온라인 사이트에 수천개의 금융교육 관련 자료가 이미 마련돼 있다. 오히려 자료 수만 놓고 살펴보면 한국이 더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금융교육 강화라는 ‘진심’이 통하기 위해서는 ‘방법’도 중요하다. 실제 교육 현장에서 효과를 볼 수 있는 양질의 자료와 커리큘럼이 마련되는 것이 필요하다.
호주의 금융교육에서 배울 점은 최대한 학습자인 학생의 입장에서 자료를 만들고, 교육 과정을 만들고 있다는 부분이었다. 지루한 이론 수업이 아닌, 직접 참여하면서 실생활에 적용하는 연습을 해보는 교육을 강화한다면 한국의 금융교육에 대한 ‘진심’이 조금 더 효과를 보지 않을까.

박나은 금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