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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과서 이제 AI·코딩도 가르쳐야죠"

이용익 기자
입력 : 
2025-02-25 16:06:41
수정 : 
2025-02-26 18:46:00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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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문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경영학 교육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전통적인 방식에 위기가 있다고 진단하며, 교육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반영한 교육 방식의 도입과 유연한 학습 방식의 확장을 제안하며, ESG 교육을 핵심 커리큘럼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연세대 경영대 학생들을 위한 'AI경영 융합 심화전공'을 개설하며 실무 중심의 교육을 강화하고, 다양한 산업군との 연계로 경영대학의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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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문 한국경영대학·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인터뷰
경영학 교육이 직면한 큰 도전은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는
전통적 교육 방식입니다
온라인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가르쳐주는 곳이 학교여야죠
사진설명
"오늘날 경영학 교육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는 전통적 교육 방식입니다. 온라인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가르쳐주는 곳이 학교여야죠."

전국 100곳 이상의 경영대학(원) 학장·원장으로 구성된 한국경영대학·대학원협의회를 이사장으로서 이끌고 있는 김성문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연세대에서 매일경제와 만나 한국 경영학 교육의 위기를 진단했다.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교육 역시 발맞춰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그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려면 기존의 교육 방식을 과감히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걸음은 인공지능(AI)·애널리틱스·코딩 기술이 경영 지식에 가져온 변화를 교육에 반영하는 것이다. 김 학장은 "구글·메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경영자가 직관과 경험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핵심으로 삼고 있는데 국내 경영대학의 학부나 경영학석사(MBA) 과정에서는 여전히 이를 체계적으로 다루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하버드·와튼스쿨·매사추세츠공대(MIT) 등 해외 경영대학은 산학협력 프로젝트, 경영 시뮬레이션, 데이터 애널리틱스를 결합한 교육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예컨대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은 AI와 머신러닝을 금융·마케팅·공급망 관리에 적용하는 과정으로 유명하다. 강의실에서는 교수들이 IBM왓슨·구글AI·뉴욕 핀테크 스타트업과 협력해 실무 중심의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데 아직 한국의 경영대학들은 이 같은 변화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실제 경영 환경과 경영학 교육의 간극이 커지고 있는 배경에는 기술 발전 외에도 디지털 경제·AI·빅데이터·ESG(환경·책임·투명경영) 등 다뤄야 할 요소가 많아졌다는 부분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김 교수는 "국내 경영학 교육도 기업 연계 프로그램, 데이터 분석, AI·디지털 비즈니스 관련 과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전통적 학위 과정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의·부트캠프·마이크로러닝(Microlearning) 등 유연한 학습 방식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일부 선택과목 수준에 머물러 있는 ESG·윤리경영 관련 교육을 핵심 커리큘럼에 포함시키는 일도 마찬가지다.

지난달까지 연세대 경영대학장·경영전문대학원장을 맡았고, 오는 3월이면 한국경영대학·대학원협의회 이사장 일도 마치게 되는 김 교수는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의 입장에서 이 같은 변화를 조금이나마 더 이끌어 가보겠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김 교수는 연세대가 국제 경영교육 검증 기준인 국제경영대학발전협의회(AACSB), 유럽교육수준향상시스템(EQUIS), 국제MBA협회(AMBA) 등 3대 인증을 모두 획득한 국내 최초 트리플 크라운 가입 대학이 되도록 만들었고, 중국 칭화대와 MBA 복수학위 체결이라는 성과도 달성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연세대 내 19개 단과대 중 가장 마지막에 생긴 AI 단과대와 협업해 경영대 학생들도 이수할 수 있는 'AI경영 융합 심화전공'을 개설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까지 문과였던 학생들에게 갑자기 코딩이나 수학 공부도 더 시키려니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4과목만 하면 되는 마이크로 전공, HD현대와 함께 진행하는 산학협력을 위한 인턴십 학점화 등 새로 만든 과정을 거치면 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 자신이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최연소 경영대 학장이 된 '융합형 인재'이기에 김 교수는 다양한 산업군을 실제로 접목하는 것만이 경영대학이 성장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그는 "연세대 경영대뿐만 아니라 국내 여러 경영대가 세계 속의 명문 경영대학으로 발전하길 기원한다"며 "나름대로 연세대에 몸담은 20년 동안 우수 강의 상을 19번 받았던 만큼 다시 한동안은 수업에 집중하며 학생들의 발전을 이끌어보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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