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는 131억弗 그쳐
‘유턴’ 철회도 1년새 2배로
K제조업 공동화 우려 커져
![다수 기업이 입주한 서울 여의도 일대 모습. [사진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10/09/news-p.v1.20251009.8df2771c5f9941e6889d588da585a758_P2.jpg)
올해 상반기 한국 기업 등이 해외에 투자하겠다고 신고한 금액이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하겠다고 신고한 금액보다 2배 이상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관세협상에 따라 대미 투자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 국내 제조업 공동화 현상도 그만큼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9일 기획재정부·산업통상부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298억9000만달러로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130억9000만달러)의 2.3배에 달했다.
해외에 공장을 짓거나 외국 기업 지분 인수를 위해 빠져나간 투자금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투자금보다 많은 현상은 고착화된 상태다. 문제는 그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3년 상반기엔 해외 투자가 국내 투자보다 2배 많았다. 작년 상반기엔 2.1배, 올 상반기엔 2.3배로 격차가 점점 커졌다.

내국인의 해외 투자 확대와 외국인의 국내 투자 부진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국내 기업 환경 등 안팎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대미 직접투자는 2016년 사상 처음 연간 100억달러를 돌파했고, 최근에는 4년 연속 200억달러를 상회했다. 반면 중국에 대한 투자는 한때 연간 80억달러가 넘었지만 지난해 20억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중 투자가 늘어나던 시기와 달리 대미 투자 급증기에는 국내 제조업의 고용와 부가가치 비중이 동시에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중국으로 향했던 2000년대 초반엔 국내 공장을 놔두고 중국에 추가로 공장을 지었지만, 기업들이 대미 투자를 늘린 최근 10여 년은 미국 투자를 위해 국내 공장을 닫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미국 현지 생산 확대는 국내 산업의 공동화를 야기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부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해외에서 국내로 복귀하려고 계획했다가 철회한 기업이 1년 새 2배 늘었다. 리쇼어링을 철회한 기업은 지난해 6곳이었지만 올해는 벌써 12곳에 달한다. 유턴기업에 지정됐다가 자격 미달로 취소된 업체도 14곳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