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추가 이전 검토
산업부, 업계와 협력해 대응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지명자 [사진 = 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1/31/news-p.v1.20250130.2c8beb8b2fe04c33bca750e03bf275e6_P1.jpg)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한국 가전과 반도체를 직접 겨냥한 압박 발언을 내놓으면서 가뜩이나 트럼프 2기 무역 파고를 우려하는 정부와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전 기업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관세 강화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LG전자는 관세가 강화될 것에 대비해 미국 테네시주 공장 인근에 추가로 4개 공장을 건설할 수 있는 125만㎡ 용지를 확보해 둔 상태다. 삼성전자도 관세 강화 목소리가 커지면 멕시코 케레타로 공장에서 생산 중인 건조기 생산 라인 일부를 미국 뉴베리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다. 러트닉 지명자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체결된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계약에 대해 “내가 읽지 않은 무엇인가에 대해 이행하겠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종전 계약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투자를 전제로 각각 47억4500만달러, 4억5800만달러 보조금을 받기로 한 상태다. 미국 상무부가 원점 재검토한다면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업들과 다각적으로 협력해 향후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오는 4월 1일까지 관세 타깃이 될 수 있는 업종들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 행정명령을 통해 4월 1일까지 무역협정 재검토 등 조사를 지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러트닉 지명자의 발언을 예의주시하고 미국과 다각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품목 등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고 정밀하게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각 업계와 비공식 간담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주 워싱턴 DC에 파견한 실무대표단도 최근 국내로 복귀했다. 실무대표단은 미국 상무부를 비롯해 현지 로펌과 전문기관들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