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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칼럼

골프 장비병 어쩌면 좋아요 [정현권의 감성골프]

정현권
입력 : 
2025-01-31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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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병이 도져 장비를 사모으고 있습니다. 한번 써보고 이게 아니다 싶으면 다시 중고 장터로 나가는데 손해가 이만저만 아닙니다.”’

장비병을 호소하며 처방을 알려달라는 사연이 인터넷에 올랐다. 신제품이 아니기에 큰 손해는 아니지만 아내에게 싫은 소리를 계속 듣는다고 한다.

드라이브 샤프트를 한 달에 5개 샀고 웨지도 차 트렁크에 10개가 잠잔다며 사연을 이어갔다. 급기야 써보고 판단하는 시간보다 사들이는 횟수가 더 많아져 골치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이것저것 써보고 자신에게 맞는 장비를 찾으면 사그라지겠지 하는 마음이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며 걱정이다. 이런 장비병을 극복한 사례를 알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다.

필자도 궁금해서 골프 장비병에 빠져드는 심리를 챗GPT에 물어봤다. 우선 성능 향상에 대한 기대이다.

새 장비는 최신 기술과 소재를 적용했기에 장타를 구사한다고 온갖 매체에서 선전한다. 골퍼에 따라서는 이런 기술 혁신이 스코어를 낮추고 플레이를 개선한다고 강하게 믿는다.

젝시오 제공
젝시오 제공

심리적인 만족도 요인이다. 새 장비를 구입하면 일종의 리셋 효과(Reset effect)가 생겨 자신감을 높인다. 새 클럽 사용만으로도 만족감을 얻어 플레이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유행 추구와 과시욕도 작용한다. 골프에선 어느 종목보다 장비와 스타일이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기에 최신 장비를 사용하면 유행과 추세에 발맞춘다고 생각한다.

동료가 새 장비로 공을 멀리 똑바로 보내거나 홀에 쏙쏙 집어넣으면 경쟁심과 동질감을 느껴 구매 충동에 빠져든다.

뭐니 뭐니 해도 연습보다 장비 교체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샷이나 스코어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장비를 바꾸어 돌파구를 찾으려는 심리이다.

골프 장비 수집 자체를 즐기는 사람도 있다. 골프에 대한 열정과 관련된 것으로 다양한 브랜드와 모델을 경험하고 싶은 욕구이다.

골프 용품 업체들의 대대적인 신제품 마케팅 효과도 있다. 이는 골퍼들로 하여금 신상 장비를 구매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이어진다.

미즈노 제공
미즈노 제공

골프 장비 교체는 필요성 외에도 이런 요인이 복합 작용한 산물이다. 누구에게나 이런 요소가 있는데 연습은 하지 않고 연장 탓만 일삼는 골퍼가 장비병에 빠져들 위험성이 높다.

아마추어 골퍼 10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드라이버를 3~5년 이내에 교체한다는 조사가 있다. 또 핸디캡이 낮을수록 교체 주기가 짧다.

골프 전문 플랫폼인 원더클럽이 회원 대상으로 보유 골프클럽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이다. 응답자 1468명 중 45.2%는 “3~5년에 드라이버 클럽을 교체한다”고 답했다.

특히 남성 골퍼들은 아이언이나 퍼터보다 드라이버를 더 자주 바꿨다. 5년 이내 교체비율 응답은 이어 아이언(42.1%)과 퍼터(41.2%) 순이었다.

평균 타수별로도 드라이버 교체에 차이를 보였다. 79타 이하 고수의 경우 3년 이내 교체가 47.8%로 가장 많았다. 반면 80대 타수 응답자들은 3~5년 이내 드라이버 교체 비율이 51.4%였다.

아이언은 보통 8개 이상 클럽으로 한 세트를 구성했다. 남성은 고수일수록 페어웨이에서 숏 아이언을 자주 이용하며 여성 골퍼는 타수에 상관없이 7번 아이언 사용 빈도가 높았다.

던롭스포츠코리아 제공
던롭스포츠코리아 제공

골프채를 관리하려고 클럽 커버 사용이 일반적(43%)이며 정기적으로 클럽을 청소한다는 응답(24.3%)이 그렇지 않다는 비율(29%)보다 낮았다. 클럽 피팅에서는 △한 번씩 받는다 21.3% △안 받는다 20% △전혀 없다 55.5%였다.

클럽 교체에 관심 있다면 다음 주 열리는 국내 최대 골프용품쇼를 찾아볼 만하다. 2025 매경∙KPGA 골프 엑스포가 2월 7일부터 9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KPGA 8승을 거둔 최진호와 올해 투어 20주년차 이태희, 지난해 KPGA 선수권대회 우승자 전가람 등 프로선수가 강사로 나선다. 여자 골프 레전드 최나연과 개그맨이자 유명 골프 유튜버인 변기수는 이 기간 상시 부스를 운영한다. 최나연과는 사인회 및 포토타임, 변기수와는 골프 오징어 게임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유명 교습가 레슨도 준비돼 있다. 고덕호 프로의 구독자 전용 골프 클리닉 행사 외에도 유명 유튜버인 김현우, 배재희 강연도 들을 수 있다.

던롭 클리블랜드 스릭슨 테일러메이드 핑 미즈노 PXG 온오프 두미나유니코 등 용품업체 부스 이벤트에 참가하면 각종 기념품도 받는다. 현장 입장료는 1만원이며 온라인으로 사전 등록하면 무료이다.

신상품도 살펴보고 레슨과 이벤트에 참가해 기념품 챙기는 맛도 쏠쏠하다. 감각을 가다듬어 다가올 시즌을 준비하자. 봄도 멀지 않았다.

정현권 골프칼럼니스트/전 매일경제 스포츠레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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