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정 스펙트럼 대표
군사·항공용 부품 사용
실외 전용 스윙 분석기
대형 연습장 점유율 1위
카이스트 공학 박사 출신
설계부터 AS까지 직접 뛰어
군사·항공용 부품 사용
실외 전용 스윙 분석기
대형 연습장 점유율 1위
카이스트 공학 박사 출신
설계부터 AS까지 직접 뛰어

최근 경기도 판교에 있는 '미디어브릿지' 본사에서 만난 박세정 대표는 "스펙트럼은 현재 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또 15년 가까이 국내에서 내구성과 기능을 인정받아 100타석 이상 대형 연습장 중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세계적인 골프 흐름에 맞춰 진화해 '글로벌 넘버원'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2010년부터 IMR이라는 실외 연습장 전용 스윙 분석 시스템을 선보였던 박 대표는 최근 제대로 된 때를 만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전 세계 골퍼가 증가했고, 전문적인 스윙 분석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늘면서 미국, 일본 등 대형 골프기업이 미디어브릿지에서 선보인 '스펙트럼' 시스템에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90대 초반의 골프 실력을 지닌 열성 주말골퍼인 박 대표는 카이스트(KAIST) 공학 박사로 아이디스 상근감사, 코텍 사외이사 등을 지냈다. 아이디스는 폐쇄회로(CC)TV 제조·개발 세계 3위, 코텍은 카지노, 전자칠판용 모니터 세계 1위 기업이다. 특수 모니터와 카메라, 그리고 시스템 설계 기술까지 최고 기술을 보유한 박 대표는 이러한 기술을 결합해 스윙 통합 분석 시스템인 스펙트럼을 탄생시켰다. 김영달 아이디스홀딩스 창업자는 "박 대표는 아이디스그룹에서 하드웨어 선행 시스템 설계의 주축이었다"며 "업계 최고 기술을 가진 팀이 갑자기 남이 많이 하는 실내가 아닌 실외 골프사업을 한다고 해서 말리고 싶었지만 인정받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자신 있게 '초격차'라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설계와 부품부터 다르다. 그는 "실외용 제품은 부품부터 일반 컴퓨터에 들어가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 군사·항공용 등급이어야 한다. 수급도 어렵고 단가도 높다. 하지만 전용 제품을 써야 영하 25도부터 영상 60도까지 문제없이 버틴다. 습도도 90%가 넘어가는 한국 여름을 버티며 5~10년까지 고장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골퍼에게는 최고 훈련 도우미가 되고, 연습장에는 최대 비즈니스 효과를 보게 하는 두 가지 목표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세운 원칙도 있다. 바로 '2초 룰'이다.
그는 "골퍼들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 인공지능(AI) 스윙 분석 등 기술적으로는 모두 끝냈지만 좀 더 보완이 필요하다. 원칙은 2초 안에 모든 기능이 구현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 뒤 "스윙하고 날아가는 공을 본 뒤 화면을 볼 때까지 2~3초 걸린다. 그래서 스윙 영상은 샷이 끝나고 2초 안에 재생된다. 또 골퍼의 연습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칠 때마다 영상이 새로 저장되고, 언제든 보고 싶을 때 조그다이얼로 신속하게 필요한 영상을 탐색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게임이 아닌 '연습 프로그램'을 통해 지루하지 않게 연습하고 몰입감을 높여주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사업주가 더 반긴다. 골퍼가 좋아하니 손님이 늘어나고 고장이 잘 나지 않으니 유지·관리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특히 신속한 애프터서비스(AS)는 핵심이다. 이미 수원CC·리베라CC 연습장 등에서 15년 전부터 스펙트럼 시리즈 제품을 사용하고 있고, 전국 100타석 이상 대형 신규 골프장이 속속 스펙트럼을 도입하는 이유다. 박 대표는 "직접 설계·생산하고 프로그램도 직접 만든다. 당연히 AS가 빠를 수밖에 없다. 고장이 생기면 골퍼도 불편하고 연습장도 피해를 본다. 현장으로 즉시 달려간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새 제품이 나와도 기존 것과 호환되도록 각종 포트 위치와 기능이 이어질 수 있게 만든다. 부품을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하는 데에도 큰 무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의 향후 목표는 해외 시장에서 최고 골프 기능성 정보기술(IT) 장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외국산 장비를 사용하던 실외 연습장도 하나씩 스펙트럼으로 갈아타고 있으니 이 또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내년 1월 미국 PGA 골프쇼와 3월 요코하마 일본골프전시회에 독립부스를 차릴 예정이다.
[조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