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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평 호프로 시작해 연매출 32억 [대한민국 장사 고수 열전]

노승욱 객원기자
입력 : 
2025-04-11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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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장성현 우브라더스 대표
1984년생/ 육연사 직가맹점 8개, 아이스크림 가맹점 3개 운영(현)
1984년생/ 육연사 직가맹점 8개, 아이스크림 가맹점 3개 운영(현)

육군 부사관으로 8년간 복무 후 전역한 그는 처음에는 안정적인 길을 선택했다. 대기업에 입사해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그러나 잦은 야근과 회식 문화 속에서 임신한 아내를 챙기지 못하는 현실이 그를 괴롭게 했다. 일을 더 많이 하더라도 고정된 시간에 근무하고, 일하는 시간에 비례해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결론은 자영업이었다.

“물론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교적 검증된 호프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14평 소형 매장을 창업했습니다. 실내 테이블 7개, 야외 테이블 20개 정도 운영이 가능해 소자본으로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리라 생각했죠.”

그러나 이듬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그의 첫 매장은 매출이 반 토막 났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지하철역 근처에 25평 규모 2호점을 오픈했다. 첫 달 매출 5000만원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정부의 영업시간 제한 및 집합금지 조치로 인해 두 매장 매출이 80~90%나 급락했다. 눈앞이 캄캄했지만 살길을 찾아야 했다. 마침 배달업은 상승세를 타는 것을 확인하고 2호점을 육회, 연어를 파는 배달 전문점으로 업종 변경을 했다. 남은 건 홍보. 주변 상권을 뛰어다니며 열심히 전단지를 돌렸다. 코로나19로 인해 접촉을 꺼릴 때라 100명에게 건네면 2명도 안 받았다. 그래도 절박한 마음에 계속 건넸다. 1~2주가 지나자 점차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루 10만~20만원이던 가게 매출이 배달 주문만 200만~300만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배달 기사 오토바이가 매장 앞에 줄지어 설 정도로 성업이었다. 지인은 물론, 단골손님까지 가맹점 오픈 문의가 쏟아졌다. 2022년 3월 그렇게 ‘육연사’라는 프랜차이즈를 시작하게 됐다.

“돌아보면 자본이 부족해 매장 인테리어도 시멘트 타설부터 손수 하는 등 어설프기 짝이 없었어요. 가맹점 모집 광고는 더욱 여력이 없었죠. 그래도 가맹 문의가 쏟아지자 준비가 덜 됐다 생각하고 가맹사업 공부를 했습니다. 6개월 뒤부터 가맹점을 모집, 현재 8호점까지 운영 중입니다.”

지난해 총매출 32억원을 기록한 그는 스케일업 준비에 들어갔다. 가맹사업 외에도 전용 상품 소스 제조와 식품 제조에 뛰어들어, 타 브랜드 제품도 생산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B2B 판매는 물론, 일반 소비자에게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 ‘올샵’도 운영한다. 후배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장사고수 멘토링 플랫폼 ‘창톡’에서도 활동 중이다.

“ ‘사람이 곧 자산’이라는 게 저의 경영 철학입니다. 2019년 첫 매장 오픈 당시 함께했던 직원이 현재 점장으로 성장해 결혼, 출산까지 했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의 95%는 직원으로 성장했고, 본인 매장을 창업해 독립한 직원도 있죠.”

[노승욱 객원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4호 (2025.04.09~2025.04.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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