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39억달러, 세계 10위
러 국방비, 유럽 다 합친 수준

지난해 전세계 국방비 지출이 2조4600억달러(약 3570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가 공개한 연례 세계 군사력 균형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방위비 총액이 실질 성장률 기준으로 전년보다 7.4%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세계적 안보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국방비 증가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2022년 증가율은 전년 대비 3.5%, 2023년 증가율은 전년 대비 6.5%였다.
국방비가 각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국방비는 GDP의 1.9%를 차지했는데, 이는 2022년 1.6%, 2023년 1.8%에서 추가로 확대됐다.
특히 중국의 국방비 지출이 7.4% 증가해 아시아 지역 평균(3.9%)을 앞질렀다. 중국 다음으로는 인도, 일본의 증가율이 높았으며, 한국 국방비는 439억달러(약 63조원)로 전 세계에서 10위에 자리했다.
다만 다른 지역의 방위비 지출이 더 가파르게 증가해 전 세계에서 아시아의 국방비 비율은 21.7%로 과거보다 낮아졌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국방비 지출은 1459억달러로 1년 새 41.9% 늘었다. 구매력평가(PPP) 환산 시 4616억달러로, 유럽 전체 국방비인 4570억달러보다 약간 많은 수준이다. 이는 러시아 GDP의 6.7%에 달하며, 우크라이나 침공 전의 두 배 이상이라고 IISS는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ISS는 올해 러시아 국방비가 지난해보다 증가해 GDP의 7.5%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며, 이는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입히겠지만 1년간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이어갈 자원은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에 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할 것을 요구하는 등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유럽의 국방비는 전년보다 11.7% 증가해 10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의 지난해 국방비 지출은 2023 재무책임법에 따라 9680억 달러(약 1407조 원)로, GDP의 3.4% 수준에 머물렀다.
IISS는 “전 세계적으로 지난해 내내 새로운 안보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추가 자금이 들어갔다”면서도 “트럼프가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요구한 GDP 5% 지출은 여전히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