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Oval Office)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02/rcv.YNA.20250202.PAF20250202159701009_P1.jpg)
캐나다·멕시코·중국을 상대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이 글로벌 무역 갈등을 증폭시킬 전망이다. 각국이 반발할 경우 보복하겠다는 의사까지 내비친 만큼 글로벌 공급망 혼란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에 대해 실익이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캐나다 및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보편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 지난달 재집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에 이처럼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특히 상대국이 미국에 대해 맞대응 조치를 할 경우 관세율을 더 올릴 수 있는 보복 조항도 포함돼 있다.
명분은 마약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카롤린 레빗 백악관 공보 비서관은 “수천만 명의 미국인을 살해한 불법 펜타닐을 공급받아 우리나라에 유통시킨 것”에 대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와 중국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반발하고 있다. 사임 의사를 표명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미국 관세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멕시코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트뤼도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마크 카니 전 중앙은행 총재는 SNS에 “캐나다로서는 일치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올렸다.
![멕시코 할리스코 주 산 가브리엘 시에서 사람들이 아보카도 농장에서 일하고 있다. 서부 멕시코의 아보카도 생산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25% 관세로 인해 미국으로의 판매가 감소할 가능성에 대비해 아시아와 남미의 새로운 수출 시장 개척을 계획하고 있다. [EPA연합뉴스]](https://pimg.mk.co.kr/news/cms/202502/02/rcv.YNA.20250202.PEP20250202033001009_P1.jpg)
중국은 보복 관세나 외교적 대응 조치를 검토하고 있으며, 멕시코의 경우 미국과의 국경 지역 경제 협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CNN은 ‘마약 확산 방지’를 내건 트럼프의 강경 대응이 보수층 결집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관세 인상으로 인한 미국 시민들의 실익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과 멕시코산 자동차·농산물·전자제품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방적 관세 인상으로 미국과 나머지 나라들의 관계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수출 가격 인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매체는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조치가 경제적 압박 보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방점이 찍혀있다고 분석했다. 마약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트럼프가 정치적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실제로 펜타닐 문제 해결엔 효과적이지 않을뿐만 아니라 소비자 부담 증가·기업 비용 상승 등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비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관세 인상이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무역 비용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의 1,2위 무역 파트너로 미국 제조업과 농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중국과는 경제적 디커플링을 가속화 할 수 있으며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등 핵심 기술 산업에서 추가적인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