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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던진 관세폭탄, 왜 여기서 터지냐?”…트럼프가 날린 미국 시총 ‘2조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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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산 시장의 급격한 하락은 미국과 중국 간 통상 갈등 재발로 촉발됐으며, 국내 증시도 단기 조정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 주식 시장의 큰 폭 하락과 함께 AI 관련 빅테크 주가가 큰 타격을 입으며,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대규모 청산이 일어났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국내 골드뱅킹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5000억원을 넘었고, 금과 실버바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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랠리 이끌던 빅테크株 급제동
테슬라 5% 엔비디아 4% 뚝

코인도 매도세…4천억불 증발
안전자산 金·銀상품엔 뭉칫돈

원화값도 추가하락 우려 커져
미국 주식 시장 현장 [로이터 = 연합뉴스]
미국 주식 시장 현장 [로이터 = 연합뉴스]

모든 자산의 가격이 다 오르는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를 이어가던 글로벌 자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올 상반기 자산 시장을 짓눌렀던 미국과 중국 간 통상 갈등이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 전망 역시 상승보다는 단기 조정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10일 미국 주식 시장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장 초반 사상 최고지 재경신을 향해 달려가던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게시글을 올린 직후부터 급전직하했다. 이날 다우 지수는 1.9%, S&P500 지수는 2.7%, 나스닥 지수는 3.6% 떨어졌다. 비스포크투자그룹은 이날 하락으로 뉴욕증시 시가총액 2조달러(약 2870조원)가 증발했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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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발 ‘슈퍼 랠리’를 주도한 빅테크 주가가 큰 타격을 입었다. 시총 1위 엔비디아는 장중 역대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4.91% 급락했다. 엔비디아 시총은 하루 새 2291억달러가 사라졌다. 이외에도 테슬라·아마존 주가가 5%가량 하락했다. CNBC는 흔히 M7으로 불리는 7개 기술 대형주 시총에서만 7700억달러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을 타깃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을 때에도 당시 이들 기술 대형주의 시총이 1조달러 증발했다. 갑작스러운 증시 급락은 ‘공포 지수’를 4개월로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5.23포인트(31.83%) 급등한 21.66까지 치솟았다.

12일 국내 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들은 전인미답의 코스피 3600선을 넘어선 국내 증시에 대해 13일 이후 단기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 부과 시점으로 못 박은 11월 이전에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본부장은 “일시적 충격에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도 있겠지만, 주가는 조정받다가 11월 이전에 반등할 것으로 본다”며 “이번 충격을 계기로 AI 버블이 빠지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는 거품이 아닌 큰 트렌드 변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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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감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을 피하고 안전자산은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했다.

가상자산 전체 시총은 4000억달러 증발했다. 전 세계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하루 만에 190억달러가 청산됐는데,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다. 짧은 시간에 급락이 발생하면서 특히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에서의 피해가 컸다. 코인글라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게시 이후 청산 규모는 총 190억달러에 달했다. 이 중 약 23조6300억원(170억달러)은 롱포지션에서 발생했다. 루나 사태, FTX 사태 때보다 청산 규모가 크다.

한편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뱅킹’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5000억원을 넘었다. 올해 들어 금 실물 골드바 판매액도 10월 초에 이미 작년 판매금액의 2.7배를 넘었다. 금이 품귀 현상을 빚자 대체재로 꼽히는 실버바 판매도 폭증하고 있다.

이날 KB국민·신한·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1조5130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계좌를 개설해 금을 사고팔 수 있는 골드뱅킹 잔액이 1조50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3개 은행의 전월 말 잔액은 1조4171억원이었는데, 단 2영업일 만에 959억원이나 늘어났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금 실물 판매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5대 은행 골드바 판매 규모는 지난달 1116억원을 기록하며 월간 기준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 들어 판매된 골드바는 금액으로 4500억원을 넘겨 작년 한 해 판매된 금액(1654억원)의 3배에 육박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실버바에도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현재 실버바는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에서 취급한다. 월 10억원도 안 팔리던 것이 지난달 42억원대로 폭주하더니 이달엔 2영업일 만에 20억2000만원어치가 팔렸다. 작년 한 해 전체 판매액(8억원)보다 2.5배 많았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급락 위험은 존재한다”면서도 “단기적으로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금값은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달러 약세 기조에도 불구 원화값은 더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달러 등 선진국 종이화폐가 맥을 못 추고 있지만,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더 하락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당분간 달러당 1400원대 초중반 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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