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 영향으로 클럽별 평균 거리 크게 증가
앞선 세 개 대회 모두 컷 통과, 첫 톱10 정조준

이승택은 7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컨트리클럽 데 보고타 라고스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콘페리투어 아스타라 챔피언십을 준비하던 중 깜짝 놀랐다. 드라이버와 7번 아이언 샷의 평균 거리가 390야드와 240야드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평소보다 80야드가 더 나가는 만큼 이승택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엄청난 고민에 빠졌다.
이승택은 6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거리가 많이 나가서 고민을 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상상 이상으로 공이 멀리 나가 충격을 받았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된 기분이었는데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거리를 정확하게 맞히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버 거리 299.08야드를 기록했던 이승택이 400야드 가까이 날리는 장타자로 변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지대의 영향이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컨트리클럽 데 보고타 라고스는 해발 9000피트(약 2743m)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산소가 희박한 고지대에선 공기 저항이 적어 공이 더 멀리나간다. 고지대에 있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인 쿠어스 필드에서 홈런이 많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승택은 “퍼터를 제외한 모든 클럽의 거리가 늘어난 만큼 클럽별 거리표를 다시 만들었다. 웨지샷을 할 때는 조금 더 부드럽게 스윙하고 있다. 연습 라운드를 치르면서 거리 조절에 대한 감이 생겼는데 첫날부터 많은 버디를 잡아보겠다”고 말했다.

PGA 투어라는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올해부터 콘페리투어를 주무대로 삼고 있는 이승택은 앞서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컷 통과에 성공했다. 그러나 만족하지 않았다. 이승택은 이번 대회에서는 톱10 이상의 성적을 거두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승택은 “새로운 무대에 조금씩 적응해나가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이번에는 톱10 진입을 목표로 잡았다. 콘페리투어 최고 성적을 아스타라 챔피언십에서 경신할 수 있도록 열심히 쳐보겠다”고 말했다.
바하마를 시작으로 파나마, 콜롬비아에서 대회를 치르고 있는 이승택은 콘페리투어에서 활약하는 것에 대한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돈 주고도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이곳에서 하고 있다. 콘페리투어에도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정말 많은데 PGA 투어는 어떨지 기대된다. 그린 주변 플레이와 퍼트 등 약점을 보완해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를 마친 뒤 이승택은 잠시 재정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비사 아르헨티나 오픈과 아스타라 칠레 클래식에는 출전하지 않으려고 한다. 한 달 정도는 허리 치료와 스윙 교정 등에 집중하려고 한다. 컨디션을 끌어올린 뒤 콘페리투어로 돌아가 다시 싸워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