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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C랩 소속이라는 점은 글로벌 파트너사 만나는 데 큰 도움"

박승주 기자
입력 : 
2025-01-30 15: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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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스타트업, CES 2025서 '삼성 지렛대'로 큰 성과
삼성전자의 'C랩 스타트업'
"삼성이 선정하고 육성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신뢰감 준다"
'고스트패스' '퀘스터' 등
최신 기술 트렌드에 맞춰
AI IoT 로봇 등 신제품 전시
수많은 관람객들 눈길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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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 진출한 삼성전자의 'C랩 스타트업'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C랩은 '함께 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이라는 CSR 비전 아래 삼성이 진행하는 상생협력 프로그램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지난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 'C랩 전시관'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부터 CES에서 C랩 우수 과제와 스타트업을 소개해왔다. 올해 C랩 전시관은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엑스포' 내 스타트업 전시관 '유레카 파크'에 마련됐다.

올해는 총 15개 업체가 전시관을 꾸렸다. 'C랩 아웃사이드' 스타트업 12개, 'C랩 인사이드' 과제 2개, C랩 스핀오프 스타트업 1개가 참여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혁신 플랫폼을 선보였다.

우선 C랩 아웃사이드 스타트업은 최신 기술 트렌드에 맞춰 AI, IoT, 로봇, 디지털 헬스 제품과 서비스 등을 내세우며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12개의 C랩 아웃사이드 스타트업 중 △딥파인 △마인스페이스 △에너자이 △일만백만 △코클 △한국그린데이터 등 6개 업체는 AI 관련 플랫폼을 선보였다.

'고스트패스' '핀포인트'는 IoT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퀘스터'는 로봇 관련 기술을 소개했다. 디지털 헬스 부문에는 '라이덕' '랩에스디' '메디트릭스'가 이름을 올렸다.

이번 CES에는 지역 스타트업도 역대 최대(4곳) 규모로 참가했다. 'C랩 아웃사이드 광주'의 고스트패스는 온디바이스 생체인증 보안 솔루션을 보여줬고, 'C랩 아웃사이드 대구'의 퀘스터는 로봇의 정밀 손동작 학습에 활용이 가능한 '핸드 트래킹 글러브'를 시연했다.

삼성전자가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C랩이 육성한 사내 벤처와 외부 스타트업들의 혁신 기술들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C랩이 육성한 사내 벤처와 외부 스타트업들의 혁신 기술들을 선보였다.
이정우 퀘스터 대표는 "삼성 C랩 소속이라는 점은 글로벌 파트너사를 만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삼성이 선정하고 육성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신뢰감을 준다"고 말했다.

유레카파크에서는 하루 만에 모든 기업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전시가 이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바이어들의 눈에 띄는 데 '삼성 간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실제로 C랩 전시관에 들어서자마자 수많은 인파가 몰린 것도 그 때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AI, IoT, 로봇, 디지털 헬스 분야까지 한국 스타트업의 최신 기술력에 놀랐다"고 말했다.

C랩 인사이드 2곳은 로봇·IoT 관련 혁신 기술을 처음 선보였다. '모듈로'는 높은 개발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로봇 개발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필수 부품인 모터와 링크를 모듈화해 신개념 로봇 연구개발(R&D) 플랫폼을 제시했다.

'그린팔로우'는 갤럭시 스마트폰·워치와 IoT로 연동된 '자율주행 골프 트롤리'를 선보였다. 이 기술은 골프 트롤리가 사용자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를 통해 사람의 위치를 인식하고 사람을 따라가거나 지정된 경로를 따라 자율적으로 주행하는 시스템이다.

사내 벤처로 시작해 2022년에 스핀오프를 한 '에딘트'도 자신들의 혁신 서비스를 선보였다. AI 비전 기술을 활용해 고가 장비 없이 일반 카메라로도 가능한 온라인 시험 감독 등 다양한 AI 공간 분석 서비스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의 C랩 스타트업은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발표한 CES 2025 혁신상에서 1개의 최고혁신상과 11개의 혁신상을 수상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과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고스트패스가 핀테크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고, 마인스페이스(AI 부문), 에이슬립(AI 부문·디지털 헬스 부문), 딥파인·퀘스터·셀리코(XR 부문), 핀포인트·비트센싱(스마트 시티 부문), 버시스(모바일 기기 부문), 브이터치(컴퓨터 주변기기 부문), 스튜디오랩(로봇공학 부문) 등 총 12개의 혁신상을 수상했다. 혁신상을 받은 제품들은 CES 기간 동안 베네시안 엑스포에 별도로 전시됐다.

C랩의 역사는 약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창의적 조직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 인사이드'를 2012년 12월 도입했다.

C랩 과제에 참여하는 임직원들은 1년간 현업에서 벗어나 독립된 근무공간에서 스타트업처럼 근무할 수 있다.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돼 팀 구성, 예산 활용, 일정 관리도 재량껏 운영하게 된다.

C랩은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으므로 높은 목표에 더욱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사내 우수 아이디어가 사장되지 않고 스타트업 환경에서 혁신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2015년 8월부터 우수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분사할 수 있도록 스핀오프 제도도 실행한다.

삼성전자는 우수한 기술과 인적 자원을 외부로 이관하며 국내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는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신사업 영역을 발굴하고, 임직원들은 스타트업 스타일의 연구 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다"며 "프로젝트가 종료된 뒤 현업에서도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과감히 도전하는 조직문화의 확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간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2018년에는 외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를 신설했다. 국내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 목표다.

사업 지원금과 전용 공간,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 투자 연계, 사업 협력 등을 제공해 스타트업 경쟁력 향상을 돕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타트업이 C랩 아웃사이드를 졸업한 이후에도 상호 간 지속 협력할 수 있도록 'C랩 패밀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C랩 패밀리 스타트업이 파트너십과 투자를 점차 확대하고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2023년 초에는 C랩 아웃사이드 광주·대구·경북을 잇따라 출범함으로써 서울~광주~대구·경북을 잇는 'C랩 삼각벨트'를 구축했다.

지역 내 창업 생태계 확대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나아가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C랩 아웃사이드부터는 설립 5년 이하 기업으로 제한됐던 기존의 지원 자격 조건을 확대해 본격적인 사업 확장 단계에 들어선 스타트업도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운영 노하우가 축적된 C랩 아웃사이드 서울과 지역 간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 업체들이 수도권으로 이전하지 않고도 이른 시일 내에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는 'C랩 아웃사이드 컨설팅' 프로그램도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삼성전자 상생협력아카데미의 SW·기구·인사·재무 등 총 6개 분야 임직원 전문가들을 일대일로 매칭해 밀착 컨설팅을 제공한다.

상생협력아카데미의 멘토 전문가들은 3~4개월 동안의 코칭을 통해 C랩 아웃사이드 스타트업이 여러 부문에서 개선 포인트를 찾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삼성인력개발원의 창의적 문제 해결 컨설팅 프로그램인 'CPS' 프로그램을 C랩 아웃사이드 스타트업에 적용했다. △고객 경험 △기술 개발 △비즈니스 전략 수립 등 분야에서 전문 컨설팅을 제공하고 실질적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질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CPS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쇼핑몰 장바구니 통합관리 서비스 스타트업인 '플록스'의 이은성 대표는 "저희 플랫폼에 대한 실제 고객의 니즈와 피드백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컨설팅 결과로 나온 개선점을 신규 서비스에 바로 적용해 출시했고 서비스가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 C랩 아웃사이드에 선발된 스타트업에는 △지분 취득 없이 최대 1억원의 사업 지원금 △전용 업무 공간 △CES 등 국내외 IT 전시회 참가 △삼성전자 보유 특허 무상 양도 또는 사용권 등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C랩과 함께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해나갈 혁신 스타트업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며 "삼성전자는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실력 있는 스타트업 발굴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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