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법 재판부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 잘못 있다”

13년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대장동 개발 사업을 도와달라고 청탁하고 뇌물을 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2-3부(고법 판사 박광서 김민기 김종우)는 8일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어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에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2012년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켜 달라”는 김씨의 부탁을 받고 2013년 1월 조례안을 반대하는 의원들이 퇴장한 사이 표결 원칙에 반해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보고 최 전 의장과 김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그 대가로 최 전 의장이 2021년 2월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채용되면서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준공 시부터 성과급 40억원 순차 지급 등을 약속받고, 같은 해 11월 17일까지 급여 등 명목으로 800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최 전 의장에게도 징역 4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최 전 의장의 직무상 부정행위가 유죄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만배 피고인의 뇌물공여는 최윤길 피고인의 직무상 부정행위가 전제가 돼야 한다”며 “따라서 피고인의 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뇌물공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김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최 전 의장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다만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들을 법정구속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