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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0세시대 생애설계] 생애자산관리의 시작, 금리와 물가 이해하기

정양범 기자
입력 : 
2025-03-31 10: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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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가 재산을 불리는 기술이라면 생애재무설계는 장기적이고 계획적이며 자신의 목표 달성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는 것인, 재무적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 활동이다. 지금은 다양한 연령대와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재무계획을 변경하고 수정할 필요가 있다. 생애자산관리는 인생의 재무계획을 변경하고 수정해 나가는 재무관리 활동이다.

은퇴 후에는 인생에서 벌어들인 소득과 재산으로 살아간다. 국민•퇴직•개인•주택연금 등을 통해서 생활비를 만들고 주식이나 부동산 등 금융투자를 통해서 자본소득을 만들고 소비한다. 남는 소득은 증여와 상속으로 자산이전을 계획하고 관리한다. 안정적인 자본소득을 만들기 위한 금융투자는 두 가지를 점검해야 한다.

첫 번째는 자금의 목적과 기간 및 수익률 목표가 있어야 한다. 목적(생활영역 목표달성에 필요자금)과 목표가 없는 금융투자는 방향성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목표 수익률은 최소한 물가상승률 이상이 되어야 원금을 지킬 수 있다.

두 번째는 금융환경을 이해해야 한다. 금리와 물가 이해는 시장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최적의 자산을 지키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금리는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은행에 저축을 하면 이자를 받고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돈을 빌린 대가로 이자를 내야 한다. 빌린 돈이나 저축한 돈에 붙는 이자를 금리라고 한다. 은행은 기준금리에 따라 수익성과 대출자의 신용도를 고려해 가산금리를 만든다. 정부가 경기를 부양할 때는 금리를 낮추고 물가가 오를 때는 금리를 올리는 활동을 한다.

금융통화위원회가 경기부양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낮추면 여윳돈이 있는 개인과 기업은 은행에 돈을 맡겨도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줄어든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저축을 줄이고 다른 투자처를 찾게 된다. 주식과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주가나 부동산 가격도 오르게 된다. 돈을 빌리려는 기업이나 개인도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대출이자가 적어지기 때문에 돈을 더 빌려서 소비나 투자를 하게 된다. 이를 통해 경기가 부양되고 물가도 오를 수 있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그만큼 소비나 투자가 늘어나고 침체되었던 경기도 풀리게 된다.

금융통화위원회가 물가안정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올리면 여윳돈이 있는 개인은 은행에 돈을 더 맡기게 된다. 대출을 하려던 기업은 이자가 늘어나서 투자를 줄이게 된다. 저축이 늘고 투자가 줄면 경기가 하향세로 바뀌고 시장에 돌아다니는 돈이 줄어 물가도 떨어지게 된다. 주식과 부동산 수요가 줄어들면 부동산 가격도 떨어지게 된다.

우리나라 경제는 미국의 기준금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우리나라 금리와 미국의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크게 높아서 우리나라에 투자하던 외국인들이 자금을 회수해 미국으로 옮기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나라가 미국과 똑같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의 돈들이 은행으로 쏠리면서 침체된 국내경제가 더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으므로 여러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조정하게 된다.

원/달러 환율도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벌어져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높아지면 외국인의 투자금은 높은 금리와 수익을 좆아 빠져나가게 되고 우리나라 통화가치는 그만큼 떨어져 환율이 오르게 된다. 환율이 솟으면 수입물가가 상승하여 물가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원/달러 환율과 경기부양책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기준금리를 낮추기로 결정했다” 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이 계속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위축되는 경기를 살리는 것이 더 먼저라는 판단에 따른 고육지책일 것이다.

기준금리는 경제전반에 큰 영향을 주지만 기준금리만으로 나라의 경제상황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금리를 내려도 대내외적 위험요인이 커서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고 국내 정치상황이 좋지 않으면 대출이나 소비도 바로 늘지 않는다. 금리를 내려도 경기가 부양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세계경제가 바로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는 여러 요소가 동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변화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은퇴 후에는 금리와 물가이해를 통한 금융투자는 물론 사람과의 관계, 특히 배우자와의 관계도 함께 챙겨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사람과의 감정교류와 공감활동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돈보다 관계가 인생에서 행복의 절대적 기준이 되기도 한다. 안정적인 자본소득 유지를 위한 생애자산관리와 어디서든 환영 받는 사람으로서 더 나은 삶과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장경순 한국생애설계사(CLP), 칼럼니스트, 현)BNK경남은행 WM사업부 시니어금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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