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사회

“욕 먹고 집 못 가고”...길어지는 탄핵정국에 번아웃 온 경찰

이수민 기자
입력 : 
2025-03-30 13:32:35
수정 : 
2025-03-30 21:07:35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 지연으로 경찰기동대원들의 피로감이 급증하고 있으며, 불규칙한 숙영 생활과 예산 부족도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 3개월 만에 서울로 차출된 경찰의 여비는 전체 예산의 약 77%를 소진했으며, 이는 헌재 경비와 경북 지역 산불 진화작업의 부담이 겹친 결과이다.

선고 지연에 따라 서울청의 인사 발령도 미뤄져 기동대원들은 과중한 업무와 인사 불만을 동시에 겪고 있다.

언어변경

글자크기 설정

20일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를 촉구하는 시위자들을 경찰이 해산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를 촉구하는 시위자들을 경찰이 해산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 지정이 지체되면서 현장을 지키는 경찰기동대의 피로감도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탄핵심판 선고가 다음달로 넘어가면서 헌재 일대를 경비하는 경찰이 ‘번아웃’(탈진)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경찰은 이달 중순 선고를 예상하고 경비 계획을 수립했지만, 선고가 미뤄지며 경력의 피로 누적과 예산 부족의 이중고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헌재 경비를 위해 상경한 지방 기동대원들은 오는 31일부터 서울 시내 숙박시설에서 묵는 대신 당일치기로 소속 지역을 오가게 된다. 불규칙한 숙영 생활로 지방 기동대원들의 불만이 고조됐고, 연일 대규모 인원의 숙박 예약으로 예산이 부족한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통상 38개 안팎의 지방 기동대가 매일 서울로 차출됐다. 한 부대당 60명꼴인 점을 감안하면 매일 서울에 2000여명분의 숙박 비용이 든 셈이다.

경찰은 올해 3개월 만에 서울로 차출된 경력의 숙박비로 여비의 대부분을 소진한 상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찰에 편성된 국내여비 17억7480만원 중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일인 지난 23일까지 전체 예산의 약 77.0%에 달하는 13억6573만원을 사용했다.

선고 지체에 경북지역 산불 확산으로 기동대원 업무는 더욱 과중됐다. 경북경찰청은 산불 진화작업이 본격화된 이후 서울로 차출을 중단했다. 서울경찰청은 전국에서 기동대 규모가 가장 크지만, 헌재 경비와 최근 트랙터 상경 시위, 민주노총 파업 등에 투입된 경력으로도 한계가 있어 산불 진화작업에 지원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 선고를 앞두고 인사가 지연되는 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서울청은 업무 연속성을 위해 경감 이하 인사를 미루면서 인사 발령은 다음달로 넘어갔다.

서울 지역 기동대 1인당 월평균 초과근무 시간은 지난해 11월 약 80시간에서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해 12월 92시간으로 약 12시간 늘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절차가 본격화된 올해 1월에는 경찰의 초과근무 시간이 113.7시간으로 작년 1월(54시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