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로 미뤄진 尹탄핵심판
시위대 거친 말에 심신도 지쳐
지방서 온 기동대원 2000명
숙박비 쓰느라 예산도 바닥
시위대 거친 말에 심신도 지쳐
지방서 온 기동대원 2000명
숙박비 쓰느라 예산도 바닥
30일 경찰에 따르면 헌재 경비를 위해 상경한 지방 기동대원들은 31일부터 서울 시내 숙박 시설에서 묵는 대신 당일치기로 소속 지역을 오가게 된다. 불규칙한 숙영생활로 지방 기동대원들의 불만이 고조된 데다 연일 대규모 인원의 숙박으로 예산이 부족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찰은 올해 들어 3개월 만에 서울로 차출된 경찰력의 숙박비로 올해 여비 예산의 대부분을 소진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찰에 편성된 국내여비 17억7480만원 중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일이었던 지난 23일까지 전체 예산의 약 77%에 달하는 13억6573만원을 사용했다. 당시 평균 38개 안팎의 지방 기동대가 매일 서울로 차출됐다. 지방 기동대 한 부대당 60명꼴인 점을 감안하면 매일 2000여 명분의 서울 숙박 비용이 든 셈이다.
서울 지역 기동대 인당 월평균 초과근무 시간도 지난해 11월 약 80시간에서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해 12월 92시간으로 약 12시간 늘었다. 대통령 탄핵심판이 본격화된 올해 1월에는 경찰의 초과근무 시간이 113.7시간으로 작년 1월(54시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기동대원들은 종종 중국 공안 경찰 취급을 받기도 한다. 헌재 앞에서 "중국 공안이냐"고 물으며 관등성명을 요구하는 탄핵 반대 시위자들과 종일 마주하는 것이다.
한편 탄핵 찬반 세력은 3월 마지막 토요일인 29일에도 서울 도심에 모여 목소리를 쏟아냈다. 꽃샘추위로 집회 규모는 비교적 줄었지만, 탄핵 찬반 집회 간 거리가 불과 300m밖에 되지 않아 경찰은 세종대로에 차벽을 설치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탄핵 반대 측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개최한 집회에는 2만3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집결했다. 기독교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주최한 탄핵 반대 집회에는 3000명이 집결한 것으로 추산됐다.
안국역과 경복궁 인근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촛불행동이 안국역 인근에서 개최한 집회에는 1500명,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 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경복궁 동십자각 앞에서 연 집회에는 1만5000명이 모여 탄핵을 촉구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