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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클릭 몇 번 했다간 정치병자 되기 십상”…내 유튜브 알고리즘 청소법은?

이수민 기자
입력 : 
2025-02-05 08:55:50

뉴스 요약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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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최 모씨는 최근 유튜브에서 정치 관련 영상 추천이 쏟아지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고, 알고리즘 초기화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은 정치 양극화 심화로 인해 사용자가 자신에게 맞는 정보만 소비하는 ‘필터버블’ 현상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록 삭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영상을 소비하는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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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유튜브 늘며 급격한 피로감
알고리즘 정화 위해 시청기록 삭제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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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최 모씨(23)는 최근 유튜브 첫 화면에 정치 관련 영상이 가득 뜨자 기겁했다. 계엄과 탄핵을 이해하고 최근 동향을 알아보려 관련 동영상을 몇 번 찾아본 것뿐인데, 이제 유튜브가 자신을 마치 ‘정치 영상’에 빠진 사람 취급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최씨는 “평상시에는 주로 예능 방송을 편집한 영상이나 동물 영상을 봤는데 정치 관련 영상을 몇 개 봤다고 이렇게까지 추천할 줄은 몰랐다”며 “추천 영상 알고리즘을 정상화하려고 시청 기록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탄핵 정국 장기화로 사회적 대립을 부각하는 정치 유튜브 채널이 급증하면서 피로감을 느낀 이들이 스스로 ‘정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플랫폼이 알아서 영상을 추천해주는 ‘알고리즘’을 탈피하고자 지금까지 본 영상 기록을 모조리 삭제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이다.

4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정치 양극화 심화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평소에 잘 보는 않는 정치 영상을 한두 번 봤다는 이유로 비슷한 영상이 계속 뜨는 데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었다.

알고리즘은 시청자가 어떤 영상을 봤는지, 얼마나 봤는지, 구독이나 좋아요를 표현했는지 등에 따라 형성된다. 관심 있게 본 영상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탓에 한 번 구축되면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에 SNS에서는 ‘유튜브 알고리즘 정화법’이라며 아예 알고리즘 초기화를 시도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시청 기록 및 검색 기록 자동 삭제 △개인 맞춤 광고 설정 비활성화 △콘텐츠 비활성화 등이 꼽힌다.

이와 같은 ‘알고리즘 정화’는 SNS가 이용자의 취향이나 관심사에 맞춘 정보만 제공하는 ‘필터버블’ 현상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특정 주제를 반복적으로 시청하면서 치우친 정보만 접하면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진짜라고 믿게 되거나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주부 성 모씨(59)는 “유튜브에 자꾸 정치 메시지가 담긴 영상이 떠서 보게 되는데 어느샌가 차라리 그게 진실이었으면 하는 마음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각의 변화를 깨닫고 두려운 느낌이 앞섰다는 성씨는 조만간 자신의 유튜브 알고리즘을 초기화할 계획이다.

부모님의 유튜브 알고리즘을 자녀가 정화하려는 사례도 있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직장인 이 모씨(26)는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가정 내에서 정치적 발언이 잦아지면 정치 성향이 다른 부모님 간 언쟁이 높아질 때가 있어 걱정된다”며 “유튜브 알고리즘을 정화하면 아버지께서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가지실까 싶어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록 삭제뿐만 아니라 평소 다양한 분야의 영상을 소비하는 등 시청 습관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알고리즘은 그동안 편의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져 왔지만 동시에 획일성과 극단성을 부추길 수 있는 무서운 기술”이라며 “본인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다양한 의견과 뉴스를 접하고자 하는 노력과 시스템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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