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지역은 150만원 육박
작년 위반사항 522건 적발

지난해 사교육비가 27조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영어 유치원’ 비용도 월평균 120만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총 1452만 원으로 대학 등록금 비용의 2배를 넘어서는 금액이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전국 유아 영어학원의 월평균 교습비 및 기타경비는 2023년 12월 기준 121만 원으로 나타났다. 영어 유치원은 영유아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교습시설로 통상적인 호칭은 유치원이지만 법적으로는 유치원이 아닌 학원에 해당한다.
주 5회 하루 4시간 이상 수업을 하는 학원을 기준으로 월평균 교습비는 110만 9000원이었고, 이밖에 급식비·피복비·차량비·모의고사비 등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기타경비는 10만 1000원이었다. 어린 자녀를 영어 유치원에 보내겠다고 마음먹은 부모는 120만원 이상의 추가 지출을 마음먹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성인 교육비 이상으로 비싼 금액이다. 교육부가 조사한 작년 기준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은 연간 679만 5200원으로 영어 유치원 비용은 이보다 2.14배에 달한다. 또 지난해 국내 전체 가구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 월평균 395만 9000원의 30%가 넘는다. 그동안 영어 유치원 등을 포함한 유아 사교육비는 정부 통계에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다 올해부터 조사대상에 편입됐다.
학령 인구 감소에 아랑곳없이 영어학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9년 615개에서 2020년 724개로 늘었고,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는 718개였지만 다시 2022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811개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842개까지 늘어났다.
지역별 영어 유치원 비용은 세종시가 148만 6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인천(142만 5000원), 서울(141만 7000원), 충남(137만 4000원), 제주(136만 2000원), 대전(123만 6000원), 경기(121만 2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100만원 미만의 금액인 곳은 전남(95만 8000원), 전북(93만 4000원), 경북(92만 6000원)까지 3곳에 그쳤다.
강득구 의원은 “학령인구 감소에도 유명 영어학원의 예비 초1 레벨테스트가 ‘7세 고시’라고 불릴 정도로 유아 사교육 시장은 점점 더 과열되고 있다”며 “정부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우리 사회의 사교육 의존이 심각한 원인부터 진단하고, 근본적으로 입시제도 개혁부터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편 지난 한 해 동안 교육부가 전국 영어유치원에 대해 특별점검 및 합동점검을 실시한 결과, 위반사항이 적발된 곳은 303곳으로 적발 건수는 522건, 과태료까지 부과된 횟수는 85건이었다. ‘학원명칭 표시 위반(온라인 부당 광고 포함)’이 67건으로 가장 많은 유형이었다. 이밖에 교습비 등 초과징수, 변경 미등록, 미반환, 영수증 미교부 63건, 강사채용·해임 미통보 53건, 교습비 게시·표시 위반(내부, 옥외, 인터넷 등) 43건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