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대선 1년만’ 지방선거
새 정부 효과로 與 또 이기나
최대 승부처 꼽히는 서울시장
野오세훈 상대 못 정한 민주당
김민석·강훈식·전현희 등 거론
내년 6월 3일 실시되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잠재적 후보들은 추석 연휴 기간에 탐색전을 펼치면서 선거 준비 상태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특히 서울·경기 등 수도권 시·도지사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10여 명에 이르는 전현직 의원과 기초단체장 등이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탄핵으로 정권을 잃은 소수 야당으로 전락한 가운데 서울과 부산·인천·대전·충남·충북을 수성하면서 경기까지 찾아와야 하는 어려운 선거가 될 전망이다.
![2026 지방선거는 정권 1년 차 이재명 정부의 성과를 평가하는 시험대이자, 중앙 경력과 지역 기반 중 어느 쪽이 도민의 신뢰를 얻을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뉴스1]](https://pimg.mk.co.kr/news/cms/202510/10/news-p.v1.20251009.3b39523a66f347bf82768ba35e17648f_P1.png)
9일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지방선거에 대한 전략을 물밑에서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광역 지방자치단체 17곳 중 최대 승부처는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인천시장, 부산시장 등 4곳이 손꼽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서울시장 탈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결과를 낙관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현희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유권자) 지형이 결코 민주당에 녹록지 않다”며 그 이유로 집값 상승을 꼽았다. 그는 “서울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민주당 지지층이 외곽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지형 자체가 상당히 불리하게 바뀌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민의힘은 전체적으로 불리한 판세라고 보면서도 기존 단체장들의 수성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과 부산, 그리고 충청은 국민의힘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지역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 치르는 지방선거는 2022년과 2018년에 열린 직전 두 번의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대선이 치러진 지 1년 사이에 열리게 된다. 내년 6·3 지방선거는 올해 6월 3일 대선 이후 정확히 1년 만에 치르는 선거다. 대통령 탄핵으로 대선 일정이 변경된 탓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2017년 5월 진행된 대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됐고, 이듬해 6월 열린 지방선거에서는 17곳 시·도지사 중 14곳을 민주당이 싹쓸이하며 압승을 거뒀다. 이후 2022년 3월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3개월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12곳에서 승리하며 역시 대승을 기록했다.
두 지방선거 모두 여당이 압승을 거둔 것은 대선 직후 치러진 선거에서 지지층을 중심으로 “새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는 국민 여론이 반영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으로 내년 지방선거는 이재명 대통령 임기가 4년이나 남은 시점에 치러지게 되면서 여당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
현재 17곳 시·도지사 중 5곳에 불과한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대적인 탈환 작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울에서 오세훈 시장을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보이는 민주당 후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민석 국무총리,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차출설이 나오고 있으며 기업인 출신 외부 인사 영입설도 이미 오래전부터 거론됐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방송에서 “우리가 문을 크게 열고 잘 봐야 한다”며 “(기업인 영입도) 동의한다. 누가 1번을 달고 서울시장으로 나오느냐가 전국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잘 생각해서 공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 중에서는 박홍근·서영교·박주민·전현희 의원 등이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거나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박용진 전 의원·홍익표 전 원내대표가 출마할 가능성이 있으며,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서울시장 도전 의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적으로 오 시장이 재도전 뜻을 밝히면 사실상 대항마가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최근 “오 시장과는 원팀”이라고 말해 후보를 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도 변수다.

경기도지사 선거 역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연임에 도전하는 김동연 지사에 맞서 6선의 추미애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칠승·박정·이언주·김병주·한준호 의원 등 현역 의원들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광재 전 의원, 박광온 전 원내대표, 양기대 전 의원이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김 지사에게 패했던 김은혜 의원의 재도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원유철·심재철·유승민 전 의원은 물론이고 직전 대선 후보였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재도전까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인천시장 출마 후보군은 안갯속이다. 김교흥·박찬대 의원과 박남춘 전 인천시장이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세 명 모두 상당히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당대표에 재도전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는 얘기가 있고, 박 전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맹성규·유동수·정일영·허종식 의원 등 인천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야당에서는 유정복 시장의 연임 도전이 유력하지만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국민의힘에서는 윤상현·배준영 의원과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출마 후보군이다.
부산 역시 국민의힘 박형준 시장이 수성을 해야 하는 핵심 격전지다. 민주당은 이재성 전 부산시당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최인호·박재호 전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박 시장 외에 출마 의사를 가시적으로 드러낸 후보는 없으나 조경태·김도읍·박수영 의원, 서병수 전 부산시장의 이름이 후보군에 오르내린다.
여대야소 구도에 내란 특검 정국까지 겹쳐 코너에 몰린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전에 반전 카드를 손에 쥘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이른바 3대 특검 수사가 연말이나 연초까지 진행되고 재판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때까지 ‘내란 프레임’에 갇힐 공산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