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정치

‘親덕수’에 포위된 김문수…윤희숙 “단일화 안하면 교체”

뉴스 요약쏙

AI 요약은 OpenAI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핵심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려면 기사 본문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 간의 단일화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가 새로운 전당대회 날짜를 공고한 것이 김 후보를 자극하며, 그의 입장에서는 당의 후보로서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일화의 진정성을 강조하며 김 후보에게 압박을 가하는 한편, 단일화에 부정적인 인사들을 ‘당권 세력’으로 지목하고 있다.

언어변경

글자크기 설정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6일 경북 경주시 HICO(정상회의장) 미디어센터에서, 단일화 문제를 놓고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고 있자 일정 중단을 선언한 뒤 김대식 의원과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6일 경북 경주시 HICO(정상회의장) 미디어센터에서, 단일화 문제를 놓고 당 지도부와 갈등을 빚고 있자 일정 중단을 선언한 뒤 김대식 의원과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의 단일화를 놓고 국민의힘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 오는 11일까지 단일화 절차를 마치자는 당의 압박에 김 후보는 지방 일정을 전격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김 후보를 자극한 대목은 지도부가 후보 교체에 대비해 새로운 전당대회 날짜를 공고한 것이었다. 지도부는 예비적 조치일 뿐이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김 후보의 불쾌감이 극에 달했다는 전언이다.

김 후보 측에서는 “경선에서 선출되고 전당대회를 통해 인정받은 당의 후보를 의원들이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마디로 당 후보를 ‘허수아비’로 여기며 한 예비후보에게 자리를 양보하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국민의힘의 절대 다수 의원들은 “당초 단일화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 후보를 당원과 국민이 지지했던 것”이라며 김 후보의 ‘변심’을 비판하고 나섰다. 심지어 단일화에 응하지 않으려면 자리를 내놓으라는 요구까지 등장했다.

6일 김 후보 측은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김재원 김문수캠프 후보 비서실장은 CBS라디오에 나와 “당으로부터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당 행사에서 김 후보의 사진과 선거 슬로건을 배경에 내걸어야 하는데, 이것조차 당에서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김 비서실장은 이어 “지도부가 김 후보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보기보다는 전당대회에서 뽑혔지만, 한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해서 최종 결정되는 사람이 비로소 국민의힘 후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이날 오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작심한 듯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권 비대위원장은 “두 가지 원칙만큼은 분명하다. 하나는 한 예비후보와 단일화를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11일까지 어떻게든 단일화가 완료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이어 “당무 우선을 논하기 전에 국민과 당원에게 드린 약속이 우선”이라고 김 후보를 압박했다.

이날 권 비대위원장이 언급한 ‘필요한 조치’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권 위원장은 “7일 전 당원을 상대로 단일화 찬반을 조사해 의견을 묻고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최후 통첩성 발언을 했다. 이에 당 관계자는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최고의결기구는 특정인이 아니라 전당대회, 전국위원회, 상임전국위, 최고위, 의총 순서”라면서 “전당대회와 전국위에서 당원들이 어떤 조치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비서실장은 “후보 단일화가 여의치 않으면 당헌·당규를 개정해서 김 후보의 지위를 끌어내리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는 강한 의심을 김 후보가 하고 있다”고 했다.

의총을 마치고 나온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당의 주인은 당원이고, 당원 전체의 의견 수렴 절차에 착수한 것”이라면서 “그 결과에 따라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열어놓고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사실상 후보 교체도 불사한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김 후보 측에서 단일화에 부정적인 인사들을 ‘당권 세력’으로 낙인찍는 발언도 이어졌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권을 장악하려는 사람들,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노리는 사람들이 단일화에 부정적이라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며 “이번 대선에서 패배하면 당이 공중분해될 텐데 공천권이고 당권이고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했다.

김문수캠프도 사분오열이다. 캠프에서 경선을 돕던 의원들까지 단일화를 압박하고 나섰다. 실제 캠프에서 경선을 돕던 A의원이 단체 대화방에 “김 후보가 전형적인 좌파식 조직 탈취 시도를 하고 있다”는 비판글을 게시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A의원은 “(대선에서) 지더라도 이를 명분 삼아 당권 장악의 서사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전형적인 좌파형 노선 투쟁의 답습”이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김 후보와 한 예비후보 간 단일화를 위한 첫 회의도 무산됐다.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유상범 단일화위원장이 오전 10시에 회의를 열려고 했지만, 김 후보 측에서 참석하지 않아 1차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소통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단일화 논의는)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외당협위원장들은 물론이고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까지 나서서 단일화를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 41명은 “두 후보의 ‘대승적 결단’으로 신속하고 아름다운 단일화를 절실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이 포함된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 11명도 성명서를 내고 “소아(小我)를 버리고 구국의 심정으로 결단해야 한다”면서 “당장 김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은 “단일화할 마음이 없다면 김 후보는 후보 자격을 내려놓고 길을 비켜라”고 말했다. 윤 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말 바꾸는 정치는 이재명 하나로 족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번 한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국면에서 김 후보의 사퇴 가능성을 공개 거론한 건 윤 원장이 처음이다.

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함께 공모해 한동훈을 몰아낸 뒤 윤석열, 전광훈 대리인들 개싸움 시작”이라며 “당 꼬락서니 좀 보세요”라고 썼다. 안철수 의원도 “한덕수한테 몰아줄 거면 그냥 추대하지, 경선은 뭐하러 했느냐”며 당의 상황을 꼬집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